서울중앙지방법원 2012. 8. 17. 선고 2011고합1621,2012고합702(병합) 판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알선수재)·정치자금법위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알선수재)]

피 고 인

피고인 

검 사

김종필, 주영환(기소, 공판), 이진동(공판) 

변 호 인

법무법인 우송 외 2인 

주 문

피고인을 징역 3년 6월에 처한다.

피고인으로부터 11억 6,200만 원을 추징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공소외 3으로부터의 금품 수수에 따른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알선수재)의 점은 무죄.

이 유

【범죄사실】

[2011고합1621]

피고인은 1996. 7. 1.경 별정직 공무원인 국회의원실의 비서(6급 상당)로 국회 근무를 시작하여 몇 차례의 승진을 거친 후 2008년경부터 2012. 1.경까지 국회의원 보좌관(4급 상당)으로 근무해 왔다주1).

1.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알선수재)

가. 공소외 1로부터의 금품수수

피고인은 2009. 10.경부터 2011. 8.경까지 ○○○그룹 회장인 공소외 2와 공소외 15 주식회사를 운영하는 공소외 1로부터 ‘2009. 9.경부터 2009. 12.까지 진행된 ○○○그룹에 대한 창원지검 수사를 무마해 주고, 2009. 12.경부터 진행된 공소외 16 주식회사와 공소외 17 주식회사에 대한 워크아웃이 공소외 2에게 유리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받았다.

피고인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코보스 호텔’ 커피숍 룸에서 위와 같은 청탁의 대가로 공소외 1로부터, 1) 2009. 12. 하순경 내지 2010. 1. 하순경 현금 3억 원, 2) 2010. 6.경 내지 2010. 7.경 현금 1억 원, 3) 2010년 추석 무렵 여성용 까르띠에 손목시계 1개 시가 500만 원 상당, 4) 2010. 11.경 현금 1억 원, 5) 2011. 6. 말경 내지 2011. 7. 초순경 미화 9만 달러(약 9,500만 원 상당)를 각 교부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공무원의 직무에 속하는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금품을 수수하였다.

나. 공소외 7로부터의 금품수수

피고인은 2009. 5.경 내지 2009. 6.경 서울 송파구 (이하 주소 1 생략)에 있는 공소외 6 저축은행(이하 ‘공소외 6 저축은행’이라 한다) 회장실에서 공소외 6 저축은행 회장 공소외 7로부터 ‘금융 관계 당국에 부탁하여 공소외 6 저축은행에서 예금보험공사에서 매각하는 수도권에 있는 부실저축은행을 인수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취지 및 ‘저축은행들이 연착륙할 수 있게 금융 당국 관계자에게 잘 말하여 공소외 6 저축은행 등 저축은행 업계에 대한 규제, 감독을 완화해 달라‘는 취지의 청탁과 함께 현금 2,000만 원을 교부받았다.

피고인은 이를 비롯하여 위 무렵부터 2010. 5.경까지 공소외 7로부터 위와 같은 명목으로 별지 범죄일람표(1) 기재와 같이 총 6회에 걸쳐 합계 1억 5,000만 원을 수수하여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금품을 수수하였다.

2. 정치자금법위반

피고인은 국회의원 보좌관(4급)으로서 국회의원을 보좌하며 지역민원을 비롯한 전반적인 민원담당 업무를 처리하는 등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이다.

피고인은 2009. 3. 초순경 피고인의 선배이자 토목공사업체인 공소외 24 주식회사를 실질적으로 경영하는 공소외 5로부터 ‘국회의원 보좌관을 하고 있으므로 기자 등 사람들을 만나면 술값이나 식사비 등 여러 곳에 돈 쓸 일이 많을 테니 매달 돈을 송금하여 주겠다‘는 제의를 받고, 이를 수락하였다.

피고인은 2009. 3. 10. 공소외 5로부터 공소외 22 명의의 하나은행 차명계좌(계좌번호 1 생략)로 500만 원을 송금받은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3) 기재와 같이 그 무렵부터 2010. 12. 14.까지 총 23회에 걸쳐 위와 같은 방법으로 합계 1억 1,700만 원을 송금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정치자금법에 정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정치자금 1억 1,700만 원을 기부받았다.

[2012고합702]

1. 공소외 23 은행 대출 알선 금품수수

피고인은 2009. 1.경부터 2009. 3.경까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국회의사당 정원 등에서 공소외 25로부터 ‘공소외 26이 운영하는 공소외 27 주식회사에서 온산 공장 신축공사 자금으로 300억 원이 필요하니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부탁을 받고, 2009. 3.경 공소외 23 은행 측에 전화하여 위 부탁내용을 전달하였다.

그 결과 공소외 27 주식회사는 2009. 3. 26.경 울산 남구 야음동에 있는 공소외 23 은행 야음동지점으로부터 200억 원, 2009. 6. 18.경 100억 원 등 합계 300억 원의 대출을 받았다.

그러던 중 피고인은 2009. 4. 1.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엠호텔’ 1층 주차장에서 공소외 25로부터 위 대출 사례금 명목으로 현금 2억 원을 교부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금융기관의 임·직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금품을 수수하였다.

2. 공소외 39 저축은행 대출 알선 금품수수

피고인은 2009. 7. 내지 2009. 8.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일원에서 공소외 25로부터 ‘공소외 28 주식회사에서 포항 (건물명 생략) 신축공사 마무리 자금이 필요하니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부탁을 받고, 2009. 8.경 공소외 39 저축은행 측에 전화하여 위 부탁내용을 전달하였다.

그 결과 공소외 28 주식회사은 2009. 8. 14.경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에 있는 공소외 39 저축은행 안양지점으로부터 29억 원의 대출을 받았다.

피고인은 2009. 8.경 혹은 2009. 9.경 서울 영등포구 (이하 주소 2 생략)공소외 28 주식회사 서울사무실에서 공소외 25가 있는 자리에서 공소외 29로부터 위 대출 사례금 명목으로 5,000만 원권 수표 2장(수표번호 1, 2 생략) 합계 1억 원을 교부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금융기관의 임·직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금품을 수수하였다.

【증거의 요지】

[2011고합1621]

[판시 제1의 가항의 점]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증인 공소외 1의 법정진술

1. 공소외 1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제12회 피의자신문조서의 경우 공소외 2 진술 부분 포함)

1. 공소외 1(핸드폰번호 1 생략)과 피고인(핸드폰번호 2 생략) 통화내역(증거목록 순번 7번), 피의자 피고인에 대한 인사기록카드(증거목록 순번 19번)

[판시 제1의 나항의 점]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증인 공소외 7의 법정진술

1. 피고인에 대한 제3, 4회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1. 공소외 30, 공소외 31, 공소외 32에 대한 각 검찰 진술조서

1. 피의자 피고인에 대한 인사기록카드(증거목록 순번 19번)

[판시 제2항의 점]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증인 공소외 5의 일부 법정진술

1. 공소외 22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첨부서류 포함), 공소외 5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증거목록 순번 43번, 첨부서류 포함)

[2012고합702]

1. 피고인의 법정진술

1. 공소외 29, 공소외 25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1. 공소외 33, 공소외 1에 대한 각 검찰 진술조서

1. 공소외 34, 공소외 35 작성의 각 진술서

1. 공소외 28 회사공소외 39 저축은행 계좌사본 1부(증거목록 순번 10번), 공소외 25 일지 사본 2부(증거목록 순번 21번), 계좌번호 2 생략(공소외 34 사용) 신용카드 내역(2009. 3. 31.부터 2010. 6.경까지) 1부(증거목록 순번 25번), 공소장 사본 1부(증거목록 순번 27번)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한 알선수재의 점, 각 포괄하여, 징역형 선택), 정치자금법 제45조 제1항(법에 정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수수한 점, 포괄하여, 징역형 선택), 각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1. 3. 31. 법률 제105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7조(금융기관의 임·직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한 알선수재의 점, 징역형 선택)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과 범정이 가장 무거운 공소외 23 은행의 대출 알선에 따른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알선수재)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

1. 추징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13조, 정치자금법 제45조 제3항 후단,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10조 제3항, 제2항[추징금액주2) : 11억 6,200만 원 = (3억 원 + 1억 원 + 9,500만 원 + 1억 원 + 1억 5,000만 원 + 1억 1,700만 원 + 2억 원 + 1억 원)]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2011고합1621 사건 관련)】

[판시 제1항의 가항]

1. 주장의 요지

피고인이 판시와 같이 공소외 1로부터 현금 합계 5억 원 및 까르띠에 손목시계 1개를 받은 것은 사실이나, 피고인이 공소외 1로부터 미화 9만 달러를 받은 사실은 없고 피고인이 수수한 위 금품은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청탁의 대가가 아니었다.

2. 미화 9만 달러 수수 여부에 관한 판단

가. 쟁점 및 관련 법리

피고인이 2011. 6. 말경 내지 2011. 7. 초경에 공소외 1로부터 미화 9만 달러를 수수하였음을 직접 증명할 수 있는 증거는 공여자인 공소외 1의 진술이 유일하므로, 이 부분 판단의 쟁점은 공소외 1의 진술에 유죄의 증거로 삼을 만한 신빙성이 있는지 여부라 할 것인데, 이 사건에서와 같이 금품수수 여부가 쟁점이 된 사건에서 금품수수자로 지목된 피고인이 수수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이를 뒷받침할 금융자료 등 객관적 물증이 없는 경우 금품을 제공하였다는 사람의 진술만으로 유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그 진술이 증거능력이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신빙성이 있어야 하고, 신빙성이 있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 객관적 상당성, 전후의 일관성뿐만 아니라 그의 인간됨, 그 진술로 얻게 되는 이해관계 유무, 특히 그에게 어떤 범죄의 혐의가 있고 그 혐의에 대하여 수사가 개시될 가능성이 있거나 수사가 진행 중인 경우에는 이를 이용한 협박이나 회유 등의 의심이 있어 그 진술의 증거능력이 부정되는 정도에까지 이르지 않는 경우에도 그로 인한 궁박한 처지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진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여부 등도 아울러 살펴보아야 한다(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도14487 판결 등 참조).

나. 공소외 1의 진술 요지

공소외 1은 수사기관과 이 법정에서 9만 달러의 교부 경위 등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진술하고 있다.

· 9만 달러의 출처에 관하여 : “2011. 6. 말경 경남 창녕에 있는 남지 별장 부근에서 공소외 2로부터 봉투에 담긴 돈을 받았다. 서울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확인해 본 바로는 위 봉투 안에 100달러짜리 100장을 한 묶음으로 하여 9묶음의 돈이 있었고, 위 돈이 신문지 위에 다른 종이로 말아져 있었다. 이후 신문지 위의 종이를 걷어 낸 다음 신문지에 돈을 그대로 말아 누런색 봉투에 넣어 피고인에게 주었다.”

· 9만 달러 교부 당시의 정황에 관하여 : “9만 달러를 피고인에게 주기 위해 2011. 6. 말경 혹은 2011. 7. 초경 여의도동에 있는 코보스 호텔 커피숍에서 피고인을 만났는데, 피고인을 만나기 전 한 시간가량 기다렸다. 그날 피고인이 굉장히 바빴던 것 같다. 당시 피고인에게 돈이 달러라는 말조차 하지 못했고, 피고인은 차도 마시지 못하고 간단히 몇 마디만 하고 그냥 나갔다.”

다. 신빙성 유무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공소외 2가 2011. 5.경 혹은 2011. 6.경 피고인과 공소외 1에게 자신이 공소외 19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과 공소외 20 전 지식경제부 차관에게 금품 혹은 향응을 제공한 사실을 언론에 폭로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사실이 인정되는데, 피고인이 그 이후에 공소외 1로부터 미화 9만 달러를 추가로 수수하였다는 것은 다소 의아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편,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공소외 1의 진술은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신빙성을 충분히 갖추었다고 판단된다.

1) 공소외 1은 2011. 11. 27. 검찰에서 제7회 피의자신문을 받을 당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미화 9만 달러 교부사실에 대해 진술하고 있고, 위 진술 내용 자체에 특별한 모순점을 발견하기 어렵다.

2) 미화 9만 달러의 출처, 돈의 포장 상태, 피고인에게 돈을 교부할 당시의 상황 등 위 미화 9만 달러의 교부 경위에 대한 공소외 1의 진술은 상당히 구체적이어서 직접 경험하지 않고는 하기 어려운 내용을 담고 있다.

3) 피고인의 진술에 따르더라도 피고인은 ‘2011. 6. 말경 내지 2011. 7. 초순경’ 국회 예산 관련 업무로 굉장히 바빴다는 것인데, 이는 공소외 1의 진술에서 확인되는 금원 교부 당시의 정황과도 일부 부합하는 것이다.

4) 공소외 1이 피고인을 무고할 만한 이유를 찾기 어렵고, 오히려 공소외 1은 최초 수차례의 검찰 조사를 받을 동안 피고인을 보호하기 위해 피고인에 대한 금품 교부 사실을 진술하지 아니한 바 있고, 피고인에게 교부한 금품이 공무원인 피고인의 직무의 대가로 인정될 경우 자신도 뇌물공여죄로 처벌받을 수 있음을 감수하고서 피고인에 대한 금품 교부 사실을 진술하였다.

라. 소결론

그렇다면 위와 같은 공소외 1의 진술에 따라 피고인의 미화 9만 달러 수수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부분에 관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금원 수수 명목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알선'이란 ‘일정한 사항에 관하여 어떤 사람과 그 상대방 사이에 서서 중개하거나 편의를 도모하는 행위'를 의미하고, 그 알선행위가 정당한 직무행위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에도 이에 포함되며, 위와 같은 알선의 명목으로 금품 등을 수수하였다면 실제로 어떤 알선행위를 하였는지와 관계없이 알선수재는 성립한다. 한편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과 수수한 금품 사이에 대가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당해 알선의 내용, 알선자와 이익 제공자 사이의 친분관계 여부, 이익의 다과, 이익을 수수한 경위와 시기 등의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결정하되, 알선과 수수한 금품 사이에 전체적, 포괄적으로 대가관계가 있으면 족하고, 나아가 알선자가 수수한 금품에 그 알선행위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질과 그 외의 행위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질이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경우에는 그 전부가 불가분적으로 알선행위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질을 가진다(대법원 2010. 9. 30. 선고 2010도6490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모두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공소외 1로부터 수수한 금원이 공무원 직무에 관한 알선의 대가이었음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1) 청탁 사실

공소외 1은 2009년 말경 공소외 2로부터 ‘○○○그룹이 검찰수사를 받고 있어 어려우니 도와달라’는 취지의 부탁 및 ‘공소외 16 주식회사가 한국산업은행에 의해 강제로 워크아웃을 당하였는데, 한국산업은행이 공소외 16 주식회사가 공소외 17 주식회사에 거래대금을 지급하는 것을 막고 있으니 도와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받고, 그 무렵 피고인에게 공소외 2의 위 부탁 취지를 그대로 전달하였다. 아울러 공소외 1은 수차례에 걸쳐 피고인에게 금원을 교부하는 와중에도 위와 같은 ○○○그룹에 관련된 청탁을 계속하였다.

2) 최초 금원 교부 당시의 정황

공소외 1은 피고인에게 ○○○그룹과 관련된 부탁을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부터 피고인에게 금품을 제공하기 시작하였고, 피고인에게 최초 현금 3억 원을 주기 전 30분가량 ○○○그룹의 상황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는바, 피고인으로서는 위 돈이 이미 부탁받은 바 있는 ○○○그룹과 관련한 것임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3) 피고인과 공소외 1의 친분관계

공소외 1은 2007년 혹은 2008년경 비로소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근무하던 피고인을 알게 되었는데, 공소외 1이 피고인에게 금원을 교부하기 시작한 2009년 말경 피고인과 공소외 1 사이에 아무런 대가 없이 수억 원의 금전거래를 할 만한 친분관계가 형성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4) 알선행위 정황

피고인은 공소외 1로부터 ○○○그룹에 관련한 부탁을 받은 후 부탁받은 취지대로 2009년 말경 혹은 2010년 초경 한국산업은행 관계자에게 전화하여 공소외 2 측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공소외 16 주식회사가 공소외 17 주식회사에 거래대금 지급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가능한지를 확인하였으며주3), 2010. 9.경 공소외 2를 직접 만나 그로부터 ○○○그룹에 대한 워크아웃의 부당성이 기재된 문건을 건네받은 후 검찰 관계자에게 위 문건을 전달하기도 하였다.

5) 피고인 및 변호인은 과거 공소외 1이 피고인의 증권 계좌를 관리하면서 피고인에게 손해를 끼친 적이 있는데, 공소외 1이 위 손해를 보전해 줄 의사로 피고인에게 금품을 공여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 주장사실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의 진술에 따르더라도 공소외 1로 인해 피고인이 입은 손해액이 수천만 원에 지나지 않는바주4),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변소 내용은 설득력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 또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판시 제1의 나항]

1. 주장의 요지

피고인이 판시와 같이 공소외 7로부터 합계 1억 5,000만 원을 수수한 것은 사실이나, 위 금원은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알선의 대가가 아니었다.

2. 판단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해 확인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청탁 대가로 공소외 7로부터 합계 1억 5,000만 원을 수수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

가. 공소외 7 진술의 신빙성

공소외 7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비교적 일관되게 피고인에게 제공한 금품의 명목에 대해 “피고인이 현 정권의 실세인 공소외 21 의원의 보좌관이어서 피고인으로부터 도움을 받기 위해 금품을 주었다.”, “당시 저축은행 업계가 어려웠으므로 공소외 6 저축은행뿐만 아니라 전체 저축은행 업계가 혜택을 보게끔 금융위원회 등 금융 관계 당국에 잘 이야기해서 저축은행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지 말고 지점 설치 요건을 완화해 주며 BIS비율 조정 등을 통해 저축은행들이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어려움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의미에서 돈을 교부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데, 공소외 7이 피고인을 무고할 만한 이유를 찾기 어려운바, 공소외 7의 위 진술은 유죄의 증거로 삼을 만한 신빙성을 가지고 있다.

나. 청탁 사실에 관한 피고인의 진술

피고인도 수사기관에서 “공소외 7 회장이 예금보험공사에서 매각하는 부실저축은행을 공소외 6 저축은행에서 좋은 조건으로 매입할 수 있는지 알아봐 달라고 하였고, 저축은행을 인수할 때 예금보험공사 쪽에다가 이야기를 잘 좀 해달라는 취지로 말하였으며, 제가 알아보겠다고 답하였다.”, “공소외 7 회장으로부터 공소외 6 저축은행에 대해 금융 당국에 좋게 말해 달라는 말을 들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당시 공소외 7 회장이 저에게 저축은행에 대한 규제가 너무 많으니 이를 완화할 수 있게 금융 당국에 잘 이야기해 달라는 취지로 말한 것 같다.”라는 등으로 공소외 7의 청탁사실을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주5).

다. 알선행위 정황

피고인은 공소외 7로부터 위와 같은 청탁을 받은 후 실제로 저축은행을 관장하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위원들을 통해 부실 저축은행이 매물로 나와 있는지를 알아보고 저축은행 관련 내용을 문의하였으며, 금융감독원 직원에게 ‘공소외 6 저축은행이 재무건전성이 튼튼한 은행이라고 하는데 공소외 6 저축은행에서 부실저축은행을 인수할 데가 있으면 잘 알아봐 달라’는 취지의 말을 한 적이 있다주6).

라. 피고인과 공소외 7의 친분관계

피고인과 공소외 7은 2009년경 초경 전 공소외 6 저축은행의 부사장인 공소외 36의 소개로 신사동 일대 음식점에서 처음 만나서 알게 되었는바, 금품 수수 당시 피고인과 공소외 7 사이에 아무런 대가 없이 1억 원이 넘는 금전거래를 할 만한 친분관계가 형성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마. 기타 정황

1) 공소외 7은 2010. 5.경 이후 피고인이 자신으로부터 금품을 제공받고도 부탁을 제대로 들어주지 아니하자 피고인에 대한 금품 제공을 스스로 중단하였는바, 만일 공소외 7이 막연하게 피고인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의도로 금원을 교부하였거나 피고인에게 단순히 용돈 차원에서 금원을 지급한 것이었다면, 공소외 7이 피고인의 청탁 불이행을 이유로 피고인에 대한 금원 지급을 중단할 이유가 없다.

2) 공소외 6 저축은행은 2000년 이후 내부 부실이 심해져서 2005년경에는 공소외 7 회장이 직접 사재를 털어 100억 원 상당의 건물을 회사에 기부하는 등 금품 수수 당시 회사의 자금 사정이 어려운 편이었는바, 공소외 7이 아무런 대가 없이 피고인에게 1억 5,000만 원이라는 거액을 교부할 이유가 없다.

3) 피고인은 공소외 7로부터 받은 돈 중 일부를 국회의원실 직원인 공소외 37, 공소외 38 명의의 계좌를 거쳐 다시 피고인 명의 계좌에 입금하는 등의 방법으로 자금세탁을 시도하였는바주7), 피고인 자신도 공소외 7로부터 수수한 위 금원이 불법적인 금원임을 인식하고 있었음을 추단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 또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판시 제2항]

1. 주장의 요지

피고인이 공소외 5로부터 판시와 같이 1억 1,700만 원을 수수한 것은 사실이나, 위 금원은 피고인의 사회활동을 위한 것이지 국회의원 보좌관으로서의 정치활동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정치자금법 제45조 제1항은 그 법에 정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하거나 기부받은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3조 제1호는 ‘정치자금’을 “당비, 후원금, 기탁금, 보조금과 정당의 당헌·당규 등에서 정한 부대수입, 그 밖에 정치활동을 위하여 정당, 공직선거에 의하여 당선된 자, 공직선거의 후보자 또는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 후원회·정당의 간부 또는 유급사무직원, 그 밖에 정치활동을 하는 자에게 제공되는 금전이나 유가증권, 그 밖의 물건과 그 자의 정치활동에 소요되는 비용”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위 법에 의하여 수수가 금지되는 정치자금은 정치활동을 위하여 정치활동을 하는 자에게 제공되는 금전 등 일체를 의미한다(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8도10422 판결 등 참조).

한편 정치자금법에서 정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받음으로써 정치자금부정수수죄가 기수에 이른 이후에 정치자금을 기부받은 자가 실제로 그 자금을 정치활동을 위하여 사용하였는지는 범죄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1. 6. 9. 선고 2010도17886 판결 참조).

나. 판단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공소외 5는 수사기관에서 금원 교부 명목에 관하여 “피고인이 국회의원 보좌관으로서 활동하는 데 쓰이는 경비에 사용하라고 금원을 주었다.”, “국회의원 보좌관인 피고인에게 일종의 정치활동 후원금을 준 것이다.”라는 등으로 피고인의 정치활동을 위하여 금원을 교부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는 점주8), ② 피고인은 금원 수수 당시 국회의원의 보좌관으로서 지역구의 민원 업무를 처리하는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는바주9), 민원처리 등 피고인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민원 관계자 혹은 기자 등을 만나는데 드는 비용은 정치활동을 위하여 소요되는 비용이라고 봄이 상당한 점, ③ 위와 같은 피고인의 지위 및 업무 내용을 고려할 때, 피고인의 대외 활동 중 정치활동 부분과 사회활동 부분을 쉽사리 구분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구분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정치활동 부분이 사회활동 부분보다 주된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보이는 점, ④ 피고인은 공소외 5로부터 공소외 22 명의의 통장과 현금카드를 교부받은 후 공소외 5가 위 계좌에 입금한 금원을 인출하는 방식으로 공소외 5로부터 금원을 수수하였는바주10), 피고인과 공소외 5 사이의 금전거래가 개인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진 합법적인 것이었다면 위와 같은 음성적인 거래 방법을 선택할 이유가 없는 점 등을 모두 종합해 보면, 피고인은 소속 국회의원의 의정 활동과 관련한 정치활동을 하는 자로서 법에 정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공소외 5로부터 1억 1,700만 원의 정치자금을 수수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 또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양형이유】

피고인은 정권의 실세로 불리던 국회의원의 보좌관이라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공무원 혹은 금융기관의 임·직원의 직무에 관한 알선의 대가를 수수하고 법에 정하지 아니한 음성적인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받기도 하였는바, 그럼에도 자신의 일부 범행사실을 부인하며 반성하는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점, 피고인의 위와 같은 범행으로 공무원 및 금융기관의 직무 집행의 공정성에 관한 국민의 불신이 초래될 수 있는 점, 피고인이 불법적으로 수수한 금품이 합계 11억 6,700만 원 주11)상당에 이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중형을 선고함이 마땅하다.

위와 같은 불리한 정상에 더하여 피고인이 수수한 금품 중 일부(여성용 까르띠에 손목시계)를 공여자에게 반환한 점, 피고인에게 두 차례 벌금형 전과 외에 별다른 형사처벌의 전력이 없는 점 및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가족관계 등 기록에 나타난 제반 양형 조건과 형법 제51조에 정한 사항들을 모두 참작하여 형을 정하였다.

【무죄부분】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09년 늦가을 무렵 서울 여의도에 있는 식당에서 공소외 8 주식회사, 공소외 9 주식회사 및 공소외 10 주식회사를 운영하는 조경공사업자 공소외 3으로부터 ‘국회의원 보좌관 신분을 이용하여 관급 조경공사를 포함한 각종 조경공사 수주를 알선해 주면 피고인의 아버지인 공소외 4가 근무하지 않더라도 동인에 대한 급여 지급을 가장하여 그에 상응한 대가를 지급하겠다’는 취지의 청탁을 받았다.

피고인은 2010. 1. 25.경 위와 같은 알선에 관하여 공소외 3으로부터 공소외 4 명의의 계좌로 8,078,960원을 송금받아 이를 수수한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11. 11. 25.경까지 공소외 3으로부터 위와 같은 명목으로 별지 범죄일람표(2) 기재와 같이 총 23회에 걸쳐 합계 186,256,960원을 받아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금품을 수수하였다.

2. 판단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공소외 3이 2010. 1. 25.경부터 2011. 11. 25.경까지 공소외 4에 대한 급여 명목으로 우리은행 공소외 4 명의 계좌(계좌번호 3 생략, 이하 ‘이 사건 계좌’라 한다)로 합계 186,256,960원을 입금한 사실이 인정되고, 검사는 이 사건 계좌에 입금된 위 금원이 피고인에게 교부된 것임을 전제로 위와 같이 공소를 제기하였다주12).

그러나 한편,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공소외 4가 이 사건 계좌에 입금된 위 금원을 입금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현금으로 인출하였다는 점만으로 피고인이 이 사건 계좌를 자신의 차명계좌로 관리·사용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 점, ② 공소외 4는 이 사건 계좌에 금원이 입금된 2010년과 2011년에 아들인 피고인과 별도의 주거지에서 독자적으로 생활하고 있었는바주13), 기록에 나타난 사정만으로 공소외 4에게 교부된 금원을 사회통념상 피고인이 수수한 것과 같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모두 종합해 보면, 위 인정사실 및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피고인이 이 사건 계좌에 입금된 위 186,256,960원을 수수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인이 공소외 3으로부터 186,256,960원을 수수하였음 전제로 하는 위 공소사실은 위 금원의 수수 명목에 관하여 판단할 필요 없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별지 생략]

재판장 
판사 
정선재 
 
판사 
하종민 
 
판사 
박세영 

주1) 피고인의 인사기록카드(수사기록 76쪽) 및 피고인의 법정 진술에 따라 공소사실에 기재된 내용을 일부 수정하였다.

주2) 피고인은 수사가 개시되기 전 공소외 1로부터 받은 여성용 까르띠에 손목시계를 공소외 1에게 반환하였는바(수사기록 394쪽), 피고인으로부터 위 시계를 몰수하거나 그 가액을 추징할 수 없다. 한편 공소외 1은 피고인에게 교부한 3억 원 중 6,000만 원을, 2010. 6.경 혹은 2010. 7.경 지급한 1억 원 중 1,500만 원을, 2010. 11.경 지급한 1억 원 중 2,000만 원을 각 금원을 교부하는 자리에서 피고인의 허락을 받고 가져갔는데, 위와 같은 공소외 1의 금원 취득은 피고인이 수수한 금원의 소비 방법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 것이므로, 공소외 1이 피고인으로부터 받아간 위 각 금원을 피고인에 대한 추징액에서 공제하지 아니한다.

주3) 수사기록 216쪽

주4) 피고인 신문조서 4쪽

주5) 수사기록 323, 324, 707, 766쪽

주6) 수사기록 324쪽

주7) 수사기록 705쪽

주8) 수사기록 555쪽

주9) 피고인은 국회의원 보좌관으로서 자신이 담당한 업무에 대해 “국가기관의 예산과 관련한 부분을 의원님께 보고드리고 주로 지역구 관련 민원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라고 진술하고 있다(수사기록 37쪽).

주10) 공소외 5는 회사 자금을 사용하여 피고인에게 금원을 지급하였고, 위 금원을 자신에 대한 가지급금으로 회계처리 하였다(수사기록 541쪽).

주11) 추징금액 11억 6,200만 원에 여성용 까르띠에 손목시계 가액 500만 원을 합한 금액이다.

주12)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에서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제3자에게 금품 기타 이익을 공여한 경우’를 알선수재죄의 성립요건에 포함시키고 있지 아니한바, 명확성의 원칙상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제3자에게 금품을 공여하게 한 자를 위 규정에 따른 알선수재죄로 처벌할 수 없음은 분명하다.

주13) 공소외 4는 과거 공소외 11 주식회사 임원으로 재직하다 은퇴하였고, 2008년 말경부터 피고인의 주선으로 공소외 12 주식회사로부터 급여 명목의 금원을 수수하고 있었는바, 공소외 4는 당시 독자적인 생활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었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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