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 2013. 8. 22. 선고 2013고합186 판결 [국가보안법위반(간첩), 국가보안법위반(특수잠입·탈출), 국가보안법위반(잠입·탈출), 국가보안법위반(회합·통신등), 국가보안법위반(편의제공), 북한, 이탈주민의보호및정착지원에관한법률위반, 여권, 불실기재, 불실기재여권행사, 여권법위반]

사 건

2013고합186 국가보안법위반(간첩), 국가보안법위반(특수잠입· 

탈출), 국가보안법위반(잠입·탈출), 국가보안법위 

반(회합·통신등), 국가보안법위반(편의제공), 북한 

이탈주민의보호및정착지원에관한법률위반, 여권 

불실기재, 불실기재여권행사, 여권법위반 

피고인

검사

한정화(기소), 이시원, 이문성(공판) 

변호인

법무법인 B 담당변호사 C, D 

법무법인 E 담당변호사 F 

법무법인(유한) G 담당변호사 H 

법무법인 I 담당변호사 J 

법무법인(유한) K 담당변호사 L 

판결선고

2013. 8. 22.

주문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압수된 피고인 명의 여권 1개(증 제51호)를 피고인으로부터 몰수한다.

피고인으로부터 25,653,170원을 추징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각 국가보안법위반(간첩), 각 국가보안법위반(특수잠입·탈출), 국가보안법위반(잠입·탈출), 각 국가보안법위반(회합·통신등), 각 국가보안법위반(편의제공)의 점은 각 무죄.

피고인에 대한 판결 중 무죄부분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범 죄 사 실

1. 북한이탈주민보호및정착지원에관한법률위반

누구든지 사위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보호 및 지원을 받을 수 없다.

피고인은 사실은 군사분계선 이북지역(이하 '북한'이라고 한다)에 거주하던 중국 국적의 화교로서 중국, 라오스, 태국을 거쳐 2004. 4. 25. 인천공항을 통해 대한민국에 입국하였으나, 입국 후 보호시설에서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본명이 'M'인 중국 국적 재북 화교라는 사실을 숨기고, 자신의 신분을 북한 국적을 가진 'N'로 가장하여 진술함으로써 북한이탈주민으로 인정받고, 2004. 8.경까지 진행된 하나원 사회적응교육을 수료한 다음 사회로 배출되었다.

피고인이 위와 같이 북한이탈주민으로 인정을 받게 됨에 따라 통일부는 피고인을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상 보호대상자로 결정하였고, 피고인은 이를 기화로 2004. 8.경부터 관할 구청에 기초생활보장신청을 하여 같은 법률에 따라 '생활이 어려운 북한이탈주민'으로서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되어 왔다.

이에 따라 피고인은 2008. 1. 18.경 위장한 성명인 N 명의의 농협 계좌로 북한이탈주민에게 지원되는 생계급여 387,620원을 지급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2011. 5. 20.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78회에 걸쳐 정착지원금, 생계급여, 주거급여, 교육지원금, 유가보조금 등의 명목으로 합계 25,653,170원을 지급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사위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정착지원금 등 합계 25,653,170원을 지원받았다.

2. 여권불실기재 및 여권법위반

가. 피고인은 2008. 12. 15.경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326에 있는 송파구청 민원여권과 사무실에서 여권발급신청서 한글 성명란에 'N', 영문 성명란에 'O', 주민등록번호란에 'P', 신청인란에 'N'이라고 각 거짓된 사실을 기재하여 성명불상의 공무원에게 제출하고, 그 정을 모르는 위 공무원으로부터 한글성명 N, 발급일 2008. 12. 16.로 기재된 대한민국 여권(여권번호 Q)을 발급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여권에 불실의 사실을 기재하게 하고, 부정한 방법으로 여권을 발급받았다.

나. 피고인은 주민등록번호가 'P'에서 'R'으로 변경되자, 2009. 2. 6.경 위 송파구청 민원여권과 사무실에서 여권발급신청서 한글 성명란에 'N', 영문 성명란에 'O', 주민등록번호란에 'R', 신청인란에 'N'이라고 각 거짓된 사실을 기재하여 성명불상의 공무원에 제출하고, 그 정을 모르는 위 공무원으로부터 한글성명 N, 발급일 2009. 2. 9.로 기재된 대한민국 여권(여권번호 S)을 발급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여권에 불실의 사실을 기재하게 하고, 부정한 방법으로 여권을 발급받았다.

다. 피고인은 주민등록번호가 'R'에서 'T'로 변경되고 2010. 9. 30.경 'N'에서 'A'으로 개명되자, 2010. 11. 17.경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 248에 있는 서대문구청 민원여권과 사무실에서 여권발급신청서 한글 성명란에 'A', 영문 성명란에 'U', 주민등록번호란에 'T', 신청인란에 'A'이라고 각 거짓된 사실을 기재하여 성명불상의 공무원에게 제출하고, 그 정을 모르는 위 공무원으로부터 한글성명 A, 발급일 2010. 11. 22.로 기재된 대한민국 여권(여권번호 V)을 발급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여권에 불실의 사실을 기재하게 하고, 부정한 방법으로 여권을 발급받았다.

3. 불실기재여권행사

피고인은 2011. 6. 19.경 인천 중구 소재 인천국제공항에서 독일로의 출국 심사를 받으면서 불상의 출입국관리 공무원에게 제2의 다.항 기재와 같이 발급된 'A' 명의의 여권을 제시한 것을 비롯하여 그 외에 2011. 7. 12. 입국, 2011. 11. 24. 베트남으로 출국, 2011. 11. 27. 입국, 2012. 1. 21. 중국으로 출국, 2012. 1. 25. 입국, 2012. 1. 25. 타이로의 출국, 2012. 1. 31. 입국, 2012. 4. 27. 중국으로 출국, 2012. 4. 30. 입국, 2012. 10. 24. 중국으로 출국, 2012. 10. 30. 입국하면서 인천국제공항 출입국심사대의 불상의 출입국관리 공무원에게 제2의 다.항 기재와 같이 발급된 'A' 명의의 여권을 각 제시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도합 12회에 걸쳐 불실기재된 여권을 각 행사하였다.

증거의 요지

[판시 북한이탈주민보호및정착지원에관한법률위반의 점]

1. 피고인이 이 법정에서 한 자신이 중국에서 호구증을 발급받은 중국 국적자로서 판시 범죄사실 기재 정착지원금 등을 지급받은 사실이 있다는 취지의 진술

1. 증인 W, X, Y의 각 법정진술

1. 각 생계, 주거급여 지급자료 (증거순번 231, 251)

1. 업무협조회신 (증거순번 233)

1. 교육지원보조금 지급 통보 관련 공문 사본, 분할금, 가산금, 장려금 등 지급 관련 공문 사본 (증거순번 235, 236)

1. 삼죽농협 피의자 명의 계좌 거래내역, 요구불계좌거래내역조회, 피의자 명의 농협계좌(계좌번호 Z) 거래내역 (증거순번 239, 261, 264)

1. 급여신청서 사본 (증거순번 252)

1. 기초수급자 선정 결정(통보) 공문 사본 (증거순번 253)

1. 수사보고(피의자가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총 금액 확인) (증거순번 263)

[판시 각 여권불실기재, 여권법위반, 불실기재여권행사의 점]

1. 피고인이 이 법정에서 한 판시 범죄사실 기재 일시에 여권을 발급받아 이를 행사한 사실이 있다는 취지의 진술

1. 피의자 작성 여권(재)발급신청서 (증거순번 26)

1. 여권발급기록 및 신청서 사본 (증거순번 228)

1. 개인별 출입국 현황(A 명의) (증거순번 70)

1. 각 여권판독기록 출력물 (증거순번 71, 72)

1. 특별사법경찰관 작성의 압수조서 및 압수목록(A 주거지) (증거순번 5)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 제33조 제1항(부정지원의 점, 포괄하여), 각 형법 제228조 제2항(여권불실기재의 점), 각 여권법 제24조, 제16조 제1호(여권부정발급의 점), 각 형법 제229조, 제228조 제2항(불실기재여권행사의 점)

1.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각 여권불실기재죄와 각 여권법위반죄 상호간, 각 죄질이 더 무거운 여권불실기재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

1. 형의 선택

각 징역형 선택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이 가장 무거운 북한이탈주민의 보호및정착지원에관한법률위반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

1.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양형조건 참작)

1. 몰수

형법 제48조 제1항 제1호

1. 추징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 제33조 제3항 후문

피고인 및 변호인듦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북한이탈주민의보호및정착지원에관한법률위반의 점에 대한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주장의 요지

1)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북한이탈주민보호법'이라고 한다)에서는 '북한이탈주민'을 북한지역에 주소, 직계가족, 배우자, 직장 등을 두고 있는 사람으로서 북한을 벗어난 후 외국 국적을 취득하지 아니한 사람으로 정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북한지역에 거주할 것만 요구하고 있을 뿐 북한 공민권자임을 요구하고 있지 아니하다. 그런데 피고인은 함경북도 회령 지역에서 태어나 탈북하기 전까지 계속하여 북한지역에서 거주하였고, 북한을 벗어난 후 다른 외국국적을 취득한 사실이 없으므로, 피고인은 북한이탈주민보호법상 북한이탈주민에 해당한다.

2) 설령 피고인이 북한이탈주민보호법상 북한이탈주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더라도 위 법에 따른 지원 여부는 통일부장관이 심사하여 결정하는 것인데, 국가기관이 피고인의 국적을 제대로 확인하지 아니한 채 보호결정을 내렸고 그에 따라 정착지원금 등을 지급하였다면 이는 국가기관의 불충분한 심사에 기인하는 것일 뿐 피고인의 부정한 행위로 인한 것이 아니다.

나. 판단

1) 북한이탈주민보호법은, 북한에서 벗어나 대한민국의 보호를 받고자 하는 북한 주민이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생활영역에 있어서 신속히 적응·정착하는 데 필요한 보호 및 지원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하고(제1조), 북한에 주소·직계가족·배우자·직장 등을 두고 있는 자로서 북한을 벗어난 후 외국의 국적을 취득하지 아니한 "북한이탈주민"을 그 적용대상으로 규정하면서(제2조 제1호, 제3조), 대한민국의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보호·지원 의무 및 이에 대응한 북한이탈주민의 대한민국 재외공관장 등에 대한 보호신청절차와 대한민국 법질서에의 적응노력의무(제4조, 제7조) 등에 관하여 규정하는 한편, 북한이탈주민이 별도의 국적취득절차를 거침이 없이 곧바로 서울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아 가족관계등록을 창설할 수 있도록 하고(제19조), 대한민국으로부터 주거지원 및 정착금지급뿐만 아니라 교육지원, 의료급여, 생활보호 및 국민연금지급 등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바(제20조, 제21조, 제24조 내지 제26조의2), 북한을 벗어난 북한주민이 대한민국 국민의 일원으로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적 법질서에 적응하여 건강하고 문화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그에 필요한 보호 및 지원을 하기 위하여 제정된 법의 입법 목적 및 그와 같은 입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마련된 위와 같은 법 규정의 내용에 비추어 볼 때, 북한을 벗어난 후 외국의 국적을 취득한 자(북한이탈주민보호법 제2조 제1호 참조)뿐만 아니라 북한을 벗어나기 전에 이미 외국 국적을 취득하고 북한을 벗어난 후 그 외국 국적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 자는 북한이탈주민보호법의 적용대상인 북한이탈주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겠다. 따라서 이러한 자가 외국 국적을 보유한 사실을 숨긴 채 마치 북한 공민권자인 것처럼 허위진술을 하여 북한이탈주민보호법에 의한 보호 및 지원을 받은 때에는 같은 법 제33조 제1항 소정의 사위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보호 및 지원을 받은 때에 해당한다(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8도10831 판결 참조).

2)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설시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북한을 벗어나기 전부터 이미 중국 국적을 취득하여 현재까지도 그 중국 국적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 사람임에도 이러한 사실을 숨기고 마치 자신이 북한 공민권자인 것처럼 허위진술을 하여 정착지원금 등을 받았음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고, 나아가 피고인이 통상적으로 예상하기 어려운 치밀한 방법으로 자신의 국적을 적극적으로 은폐하고 기망하였던 이상, 피고인에 대한 보호결정 및 정착지원금 등의 지급은 피고인의 이러한 허위진술 및 기망행위로 인한 것일 뿐 국가기관의 부실한 심사로 인한 것이라고 볼 수도 없으므로, 이에 관한 피고인 및 변호인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인 스스로도 자신이 북한 공민이 아니라 재북 화교임을 인정하고 있고, 특히 피고인은 2007. 5. 8. 중국에서 중국국적자로서 호구증을 발급받기까지 하였다.

② 하지만 피고인은 2004. 3. 10.경 북한을 탈출한 후 2004. 4. 25. 대한민국으로 입국할 당시 자신이 중국국적자임을 밝히지 아니하고 북한 공민권자인 것처럼 허위 진술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인에 대하여 보호결정이 내려져 정착지원금 등이 계속하여 지급되었다.

③ 이후 2009년경 피고인의 밀입북 혐의에 관하여 수사가 개시되면서 피고인의 국적 역시 문제가 되었으나, 피고인은 자신의 국적을 적극적으로 은폐하기 위하여 북한에 남아있는 가족들을 통해 위조된 피고인 명의의 '김일성 사회주의청년동맹 맹원증(수사기록 제1819쪽)'을 구한 후, 이를 북한 공민권자임을 입증하는 자료로 수사기관에 제출하기까지 하였다.

④ 피고인은 자신의 여동생인 AB가 대한민국에 입국하여 중앙합동신문센터에서 조사를 받게 되면 자신의 중국국적이 탄로날 것에 대비하여 입국 전에 AB에게 "국적 문제에 관하여 조사를 받으면 우선 부모가 모두 북한 공민권자라고 이야기를 하고, 그럼에도 부모가 화교임이 밝혀지면 '어머니가 화교였으나 혁명유자녀로서 북한 공민권을 취득하였으므로 그 자녀들인 피고인과 AB 역시 북한 공민권자이다'라고 이야기를 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하였고, 이에 따라 AB는 중앙합동신문센터 조사 초기에는 자신 및 피고인의 화교신분에 관하여 피고인이 지시한대로 허위진술을 하였다.

2. 여권불실기재, 여권법위반, 불실기재여권행사의 점에 대한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북한이탈주민보호법에 따라 가정법원으로부터 가족관계등록창설허가를 받아 가족관계등록절차를 마친 후 정상적으로 주민등록번호를 부여받아 여권을 신청하였으며, 이후 주민등록번호가 변경되고 이름을 개명함에 따라 2차례 여권을 다시 신청하여 발급받은 것에 불과하므로 부정한 방법을 사용하여 여권을 발급받거나 공무원으로 하여금 불실의 사실을 기재하게 한 사실이 없고, 이와 같이 적법하게 발급된 여권을 사용한 행위를 불실기재여권을 행사한 것으로 볼 수도 없다.

나. 판단

살피건대, 피고인에 대한 기본증명서·제적등본(증거목록 순번 243)에 의하면, 피고인이 2004. 7. 2. 서울가정법원에서 취적허가를 받아 2004. 7. 15. 취적을 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인은 중국 국적을 가진 자로서 자신이 북한이탈주민에 해당하지 아니함을 잘 알면서도 자신의 국적에 관하여 허위진술을 하는 방법으로 북한이탈주민으로 가장하여 취적을 한 것이고, 나아가 그러한 피고인이 취적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중국 국적자인 피고인이 별도의 국적취득 절차 없이 대한민국의 국적을 취득하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결국 피고인은 자신이 대한민국의 국민이 아님을 알면서도 마치 자신이 대한민국의 국민인 것처럼 여권발급 담당 공무원에게 허위신고를 하여 여권에 불실의 사실을 기재하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 부정한 방법으로 여권을 발급 또는 재발급받았다고 보지 아니할 수 없고, 피고인이 이와 같이 불실의 사실이 기재된 여권을 출입국시에 사용하였던 이상 불실기재여권행사죄도 성립하므로, 이에 관한 피고인 및 변호인들의 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은 적극적이고 치밀한 방법으로 자신이 마치 북한이탈주민인 것처럼 가장하여 장기간 동안 합계 25,653,170원에 이르는 적지 아니한 금액의 정착지원금 등을 수령하였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대한민국의 국민이 아님을 잘 알면서도 북한이탈주민으로 가장하여 여권을 발급받아 이를 계속하여 사용하였는바, 그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아니하다. 그러나 피고인은 2004년 대한민국에 정착한 후 아무런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이 법정에서 이 사건 범행에 대하여는 그 사실관계를 모두 인정하고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다. 또한 피고인이 자신의 중국국적을 은폐하기 위하여 적극적인 기망수단을 사용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피고인이 자신의 신분이 밝혀질 경우 탈북 이후 대한민국에서 힘겹게 이루었던 자신의 생활터전을 모두 잃고 강제로 추방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에 기인하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그 범행 동기에도 참작할 바가 있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은 북한 지역에서 출생하여 탈북하기 이전까지 계속하여 북한에서 거주하였던 사람으로 스스로는 자신을 다른 북한이탈주민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들에 더하여 이 사건 기록 및 변론 과정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을 모두 참작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그 책임에 상응하는 징역형을 선택하되 그 형의 집행을 유예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 부분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1980. 10. 26. 군사분계선 이북지역(이하 '북한'이라고 한다)인 함북 회령시 AC에서 화교인 AD(AE, AF)과 화교인 망모(LⅨ) AG(AH, AI)의 1남 1녀 중 장남인'M(AJ, AK)'으로 출생하였다.

피고인은 함북 회령시 AL학교를 거쳐 1991. 8.경 회령시 AM학교를 졸업하고, 이후 회령시 AN학교를 거쳐 1998. 3.경 청진시 AO학교, 2001. 3.경 함북 경성군 AP학교를 각 졸업하고, 2001. 6.경부터 2004. 3.경까지 함북 회령시 소재 AQ병원 준(횻)의사1)로 근무하였다.

피고인은 준의사로 재직하면서 노임 및 배급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아 기본적인 생활유지에 어려움을 겪자, 중국을 오가면서 밀수꾼과 연계하여 북한산 도자기 · 송이버섯· 냉동노루 등을 중국에 내다파는 밀무역에 종사하였고, 또한 비교적 북한의 통제가심하지 않은 재북 화교 신분을 이용하여 국내 거주 탈북자들과 그들의 재북 가족과의 전화통화 및 대북송금을 주선해주고 중개 수수료를 받는 일에 종사하였다.

피고인은 외당숙 AR이 북한에서의 생활이 전망이 없고 탈북자들이 한국에 가면 잘 대우받는다며 탈북을 권유하자 2004. 3. 10.경 중국여권을 통해 북한 회령세관에서 중국 삼합세관으로 출경하는 방법으로 북한을 탈출한 후, 중국 · 라오스 · 태국을 경유하여 2004. 4. 25. 대한민국으로 입국하였다.

피고인은 위 입국 당시 중국 국적의 재북화교 신분을 숨기고 'N'이라는 이름의 북한인임을 주장하여 탈북자로 인정받아, 통일부 부설 탈북자 정착지원시설인 '하나원' 교육(AS)을 거쳐 사회에 배출되어 2004. 8.경 대전에 정착한 후, 2005. 3.경 대구 AT대 약학부에 입학하였다가 한달 후 휴학하고 대전 일대에서 복권방 종업원 · 건설 공사장일용노무자 · 보따리상 등으로 전전하며 지내다가, 2007. 3.경부터 AU대학교 중문학과 3학년에 편입하여 2011. 2.경 AU대학교 중문학과를 졸업한 후 2011. 6. 9.경부터 서울시청 AV과 AW팀 계약직(시간제, 마급) 공무원으로 재직 중에 있으며, 2012. 3.경부터는 AU대학교 행정대학원에 입학하여 사회복지학(석사 과정)을 전공하고 있다.

한편, 피고인은 위와 같이 'N'이라는 이름으로 국내 입국 이후 주민등록번호를 2009. 2. 6.경 'P'에서 'R'으로, 2009. 8. 20.경 위 'R'에서 'T'로 각 정정하고, 2010. 9. 30. 이름을 'N'에서 'A'으로 개명하였다.

가. 2006. 6. 22.자 국가보안법위반(특수잠입·탈출)

피고인은 2006. 5. 22.경 중국 연길시에 거주하는 외당숙 AR로부터 '북한에 살고 있는 피고인의 모 AG가 갑자기 심장마비로 사망하였으니, 중국에 있는 외삼촌 AX 부부와 브로커 AY를 만나 북한으로 들어가는 문제를 상의하라'는 연락을 받고 같은 날 중국 연길시로 출국하였고, 2006. 5. 23. AX 부부와 함께 AY를 통해 발급받은 'M' 명의의 북한통행증을 이용하여 중국 길림성 연길시 삼합세관을 통하여 두만강 다리를 건너 회령시 회령세관을 통관한 후 회령시 AZ에 있는 피고인의 집에 도착하였다.

피고인은 2006. 5. 25.경 장례를 마친 후 부 AD에게 북한에 이틀 더 있을 수 있도록 보위부에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요청하고, 2006. 5. 27.경 모 AG의 묘지에서 삼우제를 지낸 후 회령세관을 거쳐 중국에 도착하였으나, 북한에 있는 가족들이 걱정되어 두만강을 도강하는 방법으로 다시 입북할 것을 결심하고, 2006. 5. 하순경 북한에 있는 부 AD에게 전화연락한 후 회령시 소재 뱀골초소 인근 건너편 두만강을 중국측에서 북한 측으로 도강하는 방법으로 재차 입북하여, 뱀골초소 인근 두만강 기슭에서 대기하고 있던 부 AD과 접촉하여 북한 집으로 이동하여 체류하였다.

피고인이 재차 입북한 다음다음날 오전 피고인은 집으로 들이닥친 회령시 보위부 소속 보위부원에게 체포되면서 가택수색을 당한 후 피고인의 부 AD 및 여동생 AB와 함께 회령시 보위부 조사실에 수용되어 탈북 후 대한민국에 들어간 사실 여부 · 북한에 다시 들어 온 경위 · 간첩활동 사실 여부 등에 대해 집중적인 조사를 받으면서 탈북자신분으로 위장하여 대한민국에 정착하게 된 사실을 자백하였다.

이후 피고인은 화교 신분으로 탈북자로 대한민국에 정착한 상황과 현재 대한민국에서의 생활에 대해 집중적인 신문을 받았고, 얼마 후 피의자는 당시 회령시보위부 BA으로 있던 BB 등으로부터 보위부 공작원 활동을 제안받고, 이를 승낙하였다.

위와 같이 피고인은 약 7일 가량의 조사를 받고 석방된 후, 약 3일에 걸쳐 회령시 보위부 사무실을 방문하여 대남사업교육 및 정신교육을 받으면서 대한민국 침투 후 탈북자 신원자료 수집 등 공작임무 등을 부여받았다.

그 후 피고인은 2006. 6. 초순경 보위부 공작원 교육이 끝난 이후 회령세관을 통하여 중국으로 출경하였고, 이후 2006. 6. 22.경 항공편(편명 : CZ123)으로 중국 북경공항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반국가단체의 구성원인 회령시보위부 BA BB 등으로부터 대한민국 침투 후 탈북자 신원자료 수집 등의 지령을 받고 대한민국에 잠입하였다.

나. 2007. 8. 23.자 국가보안법위반(편의제공)

피고인은 2006. 8.경 중국 거주 외당숙 AR로부터 '회령시 보위부에서 한달 반 안으로 외제 노트북 컴퓨터 3대를 사달라고 하는데, 대한민국제는 안된다고 한다'라는 전화연락을 받고, 보위부에 필요한 물품을 지원할 목적으로 위 AR에게 '노트북 컴퓨터 1대는 대한민국에서 사서 보낼테니 나머지는 아저씨가 중국에서 구입해 달라'고 답하여 노트북 컴퓨터를 구입하여 전달하기로 하였다.

이에 피고인은 인터넷을 통하여 중고 노트북(일제 도시바 팬티엄4)을 구입하여 포장한 후 2006. 8. 23.경 당시 피고인의 주거지 인근인 대전시 대덕구에 있는 법동우체국에서 국제특급우편(EMS)으로 중국 연길시에 있는 위 AR에게 우송하고, AR을 통해AR이 중국에서 구입한 데스크탑 컴퓨터 2대와 함께 회령시 보위부에 전달하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 노트북 1대를 전달받을 자가 반국가단체 구성원이라는 정을 알면서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였다.

다. 2007. 8. 중순경 국가보안법위반(잠입·탈출)

피고인은 2007. 3.경 AU대학교와 BC대학교간 교환학생 자격으로 AU대학교 중문학과 학생 20여명이 중국에 교환학생 연수를 갈 기회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2007. 5. 연수신청서를 제출하여 2007년 2학기 교환학생으로 선발되었다.

당시 BC대학교 개강일은 9월이었으나 피고인은 방학기간을 이용하여 다른 학생들보다 1개월 앞선 2007. 7. 27.경 인천항에서 국제여객선(천인호)을 타고 다음날인 7. 28.경 중국 천진항에 도착하였다.

그 후 피고인은 중국 북경시, 장춘시, 후루도 등지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2007. 8. 중순경 북한 함북 회령시 소재 뱀골초소 인근 건너편 두만강을 중국측에서 북한측으로 도강하여 북한 뱀골초소 인근 두만강 기슭에 도착함으로써 북한으로 탈출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국가의 존립 · 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반국가단체의 지배하에 있는 지역으로 탈출하였다.

라. 2011. 2.경 국가보안법위반(간첩) 및 국가보안법위반(회합·통신등)

피고인은 AU대학교 중문학과 3학년에 편입한 2007년경부터 AU대학교 내 탈북자 출신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동아리인 'BD'(회원수 50여명)에 가입하여 활동하면서 각종 교류행사와 봉사활동 등을 통해 교내 탈북자 출신 대학생들과의 접촉을 지속하였다.

그리고 피고인은 2008년경부터는 「BE」(약칭 : 'BE') 회원으로 가입하여, 탈북자 아카데미(탈북 청년 대상 리더십 교육, 상담, 포럼 · 세미나, 교육 · 간담회) 활동 등을 왕성하게 벌여나가면서 위 단체 소속 탈북자 신원정보를 확보하기도 하였다.

그 과정에서 피고인은 2009. 7. 1.경 BF로부터 이메일로 위 AU대학교 BD 회원인 22명의 탈북 대학생 신원정보를 수신 · 저장해 두는 등 각종 창구를 통해 단체 회원들의 신원정보를 파악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2009년경 탈북자들이 대학교와 대한민국사회 내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명목 하에 결성된 남·북한 청년들의 모임인 「BG」에 가입하여 회원으로 활동하기 시작하였i속 그 후 피고인은 「BG(BH)에 가입중인 약 90여명에 달하는 회원들과의 직 · 간접적인 접촉을 통해 탈북자들의 신원정보를 지속적으로 수집하였다.

그 외, 피고인은 탈북자와의 다양한 교류와 행사 등을 통해 탈북자들의 신원정보를 체계적으로 탐지 · 수집하여, 2009. 8. 24.경 「BI재단」 BJ으로부터 탈북자 출신 안보강사인 평화강사 18명의 신원정보가 담긴 명단을 입수하였고, 2009. 9. 21.경에는 사단법인 「북한인권시민연합」으로부터 '2009 UN 보고서를 위한 정치범, 고문, 여성, 아동 증언' 자료를 입수하여 26명의 탈북자의 신원정보를 보관하였다.

피고인은 2011. 2.경 미상의 방법으로 탈북자 자료전달 계획을 상부선인 당시 회령시 보위부 CA BB에게 대북보고하였고, 위 BB는 2011. 2. 하순경 회령시 보위부 사무실에서 피고인의 여동생인 AB에게 '두만강을 도강하여 들어가고 나오는 문제는 다 해결할테니 중국으로 들어가 오빠가 주는 자료를 받아 오라'고 지시하였다.

이에 위 AB는 2011. 2. 하순경 북한 회령시 뱀골초소 인근 두만강을 도강하여 중국 연길시에 있는 외당숙 AR의 집에서 대기하다가 다음날 피고인과 전화연락하여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중국 길림성 연길시 소재 BK빌딩 인근 PC방에서 'QQ 메신저'2)로 접속하여 피고인과 연락하였고, 피고인은 위 QQ 메신저를 통하여 AB에게 탈북자 50여명의 신원정보(이름 · 생년월일 · 주소 등)가 담긴 파일을 전송하였으며, 전송 완료 후에는 위 AB에게 위 파일을 USB에 저장토록 한 후 QQ 메신저에 전송된 파일은 삭제하게 하였다.

위 AB는 부 AD을 통해 회령시 보위부 CA BB에게 연락한 후 회령시 뱀골초소 인근 두만강으로 도강하는 방법으로 북한으로 들어가 위 BB에게 위 USB를 전달하였다. 위 탈북자 신원정보는 국내에 정착하여 살고 있는 탈북자의 성명 · 생년월일 · 주소· 연락처 등이 상세히 기재되어 있는 바, 위 신원정보는 반국가단체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가 더 이상 탐지 · 수집이나 확인 · 확증의 필요가 없을 정도로 적법절차를 거쳐 이미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진 공지의 사실이 아닐 뿐만 아니라, 그 내용이 누설되는 경우 국가의 안전에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 기밀로 보호할 실질적 가치가 충분하고, 위 내용들이 북한에 누설되었을 경우 대한민국과 북한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한 테러, 유인 · 약취 및 포섭 등 대남공작에 악용될 가능성이 농후한 바, 반국가단체에는 이익이 되고 대한민국에는 불이익을 초래할 위험성이 명백한 국가기밀이다.

이로써 피고인은 국가의 존립 · 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반국가단체의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와 회합 · 통신 기타의 방법으로 연락을 하고, 반국가단체의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로서 목적수행을 위해 국가기밀을 탐지 · 수집 · 누설 · 전달하였다.

마. 2011. 5.경 국가보안법위반(간첩) 및 국가보안법위반(회합·통신등)

피고인은 2011. 2.경 탈북자 신원정보를 대북보고한 이후에도 「BG」 등 탈북자 단체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며, 탈북자 회원들을 대상으로 'BG 장학금 신청서' 등을 받는 등 탈북자들의 신원정보를 지속적으로 수집하였다.

피고인의 여동생 AB는 2011. 5. 중순경 중국비자3)를 발급받고 회령시 보위부 CABB로부터 '중국에 가서 오빠에게 연락하여 자료를 받아오라'는 지시를 받고서, 2011. 5. 중순경 회령교두를 통해 중국으로 건너갔다.

피고인은 그 다음날 외당숙 AR의 집에 있는 위 AB에게 QQ 메신저를 통하여 탈북자 70여명 내지 90여명의 신원정보(이름 · 생년월일 · 주소 등)가 담긴 파일을 전송하였으며, 전송 완료 후에는 위 AB에게 위 파일을 USB에 저장하여 회령시 보위부 CA인 BB에게 전달하도록 지시하였다.

위 AB는 부 AD을 통해 회령시 보위부 CA BB에게 연락한 후 삼합세관과 회령교두를 통하여 북한으로 들어가 위 BB에게 위 라.항 기재와 같이 국가기밀인 탈북자들의신원정보 파일이 저장되어 있는 위 USB를 전달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국가의 존립 · 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반국가단체의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와 회합 · 통신 기타의 방법으로 연락을 하고, 반국가단체의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로서 목적수행을 위해 국가기밀을 탐지 · 수집 · 누설 · 전달하였다.

바. 2011. 7. 초순경 국가보안법위반(특수잠입·탈출) 및 국가보안법위반(회합·통신등) 피고인은 통일부에서 후원하고 '기독교연합'에서 주최하여 약 25명의 대학생이 2011. 6. 19.경부터 2011. 6. 28.경까지 독일 베를린 등지를 방문하여 독일 통일과정을 견학하는 프로그램인 '통일 프로젝트'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위해, 참가단 25여명과 함께 2011. 6. 19. 인천공항을 출발하여 중국 북경을 경유하여 독일에 도착 후 독일 베를린 등을 견학하고 2011. 6. 26. 독일을 출국하여 6. 27. 중국 북경시에 도착하였다.

그 후 '통일프로젝트'에 참석했던 참가자 중 20여명은 환승하여 대한민국으로 바로 입국하였으나, 피고인은 참가자 4명 등과 함께 북경시에 더 머무르다가 그 무렵 부 AD으로부터 회령시 보위부 CA을 만나러 오라는 연락을 받고 2011. 7. 초순경 중국 연길시로 가서 부 AD에게 입북지점 및 시각을 통지한 후 두만강을 도강하여 회령시 뱀골초소 인근 기슭에 도착함으로써 북한지역으로 탈출하였고, 위 CA BB를 만나 그 동안 성과사업에 대해 보고하고 격려를 받았다.

한편 피고인의 여동생 AB는 2011. 6. 하순경 내지 7월 초순경 위 BB로부터 '너희 오빠는 남한에서부터 회령에 자주 드나들게 되면 위험하니 AB 동무가 합법적으로 남한으로 들어가 오빠를 도와 남한과 중국을 왕래하면서 연락하는 임무를 수행해야 하니, 지금부터 중국으로 건너가 살면서 남한 사람들과 많이 접촉하여 생활상을 익히면서 오빠로부터 받은 자료를 직접 또는 아버지가 전달하도록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피고인은 함북 회령시 AZ에 있는 피고인의 집에서 며칠간 머무르며 가족의 중국 연길로의 이주를 준비하다가 2011. 7. 초순경 부 AD · 여동생 AB보다 미리 두만강을 도강하여 중국으로 건너갔고, 이후 2011. 7. 9.경 위 AD, AB가 북한 회령세관에서 중국 삼합세관으로 출경하는 것을 맞이한 후 당초 귀국예정일인 2011. 7. 10.을 넘겨 2011. 7. 12.경 항공편(편명 : CA125)으로 중국 북경공항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의 지령을 받거나 받기 위하여 또는 그 목적수행을 협의하거나 협의하기 위하여 잠입 · 탈출하고, 국가의 존립 · 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반국가단체 구성원이나 그 지령을 받은 자와 회합하였다.

사. 2012. 1. 24.자 국가보안법위반(특수잠입·탈출), 국가보안법위반(회합·통신등) 및 국가보안법위반(편의제공)

피고인은 2012. 1. 21.경 중국 장춘공항으로 출국하여 부 AD에게 '회령으로 들어갈 예정이니 회령 집에서 기다리라'고 전화연락한 다음 그 다음날인 1. 22.경 중국 길림성 연길시에 있는 위 AD, AB가 거주하는 셋집으로 이동하여, 위 AB에게 '회령에 가서 설을 지내고 보위부도 갈 것이다. 보위부에서 부탁한 카메라와 손전화기(중국 휴대폰)을 준비해 왔다'며 밀입북 계획을 말하였다. 그리하여 피고인은 보위부 공작원 신분으로서 밀입북시 회령시 보위부와 접촉하는 과정에서 추가 지령을 수수할 것을 충분히 인식하였다.

피고인은 2012. 1. 24.경 새벽 중국 연길시 셋집에서 위 AB와 함께 저녁식사를 하고나서 보위부에 가져다 줄 물품을 가방에다 챙겨 넣고 저녁 늦게 택시를 타고 또-각b 국경지대로 출발하여 북한지역으로 탈출하였다.

피고인은 밀입북 후 부 AD과 함께 회령시 집에 머물면서 회령시 보위부 사무실을 방문하여 CA과 회합하여 탈북자 신원정보 수집 등 추가 지령을 수수하고 표창을 받고 카메라와 손전화기 등의 가지고 간 물품을 제공한 후 2012. 1. 24.경 밤 뱀골초소 인근 국경지대를 통하여 중국으로 들어가 위 AB를 만나고, 그 다음날인 2012. 1. 25.경 항공편(편명 : CZ6073)으로 중국 연길공항에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의 지령을 받거나 받기 위하여 또는 그 목적수행을 협의하거나 협의하기 위하여 잠입 · 탈출하고, 국가의 존립 · 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반국가단체 구성원이나 그 지령을 받은 자와 회합하고, 반국가단체의 구성원이나 그 지령을 받은 자라는 정을 알면서 금품 기타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편의를 제공하였다.

아. 2012. 7.경 국가보안법위반(간첩) 및 국가보안법위반(회합·통신등)

피고인은 2011. 2.경부터 회원으로 가입 · 활동 중인 「BG」(탈북자 청년 지원단체, 회원 90여명)의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탈북 대학생들의 장학금 신청 업무를 전담하기 시작하였고, 또한 「BD」('AU대 중심 탈북대학생 모임', 회원 50여명), 「BE」('BE', 탈북자청년모임) 등 각종 탈북자 단체 모임에도 왕성한 활동을 지속해 나갔다.

피고인은 그 과정에서 위 「BG」 회원 명단 및 「민주화위원회」의 '남북청년어울림한 마당' 추천자 명단(탈북자 포함) 등은 물론, 장학금 신청 탈북자 18명의 이름 · 성별 ·휴대전화번호 · 주소 · 소속 · 은행 계좌번호 · 주민등록번호 · 이메일 주소 등이 상세 기재된 신상정보와, 탈북자 19명의 이름 · 성별 · 생년월일 · 대학교 · 대한민국 입국날 · 연락처 · 이메일 · 신발사이즈 등이 표로 정리된 신상정보 자료, 주민등록초본이 첨부된 신상정보 등 다양한 형태의 탈북자 자료들을 수집하여 주거지 등에 보관하였다.

그러던 중 피고인은 2011. 4.경 서울시청의 계약직 공무원 채용공고를 보고, 서울시에 지원하여 서류전형 · 면접을 통해 2011. 6. 9.경 서울시청 AV과 AW팀 계약직 마급 공무원으로 채용되었다.

피고인이 서울시청 AV과 계약직 공무원으로 담당한 업무는 △ 기초생활수급자(탈북자 포함) 통계관리 지원, △ 저소득층(탈북자 포함) 고충상담지원, △ 저소득층(탈북자 포함) 통합 사례관리 지원 등으로 대부분의 탈북자들이 포함된 저소득층 · 기초생활수급자 통계관리 지원 등을 담당하면서 탈북자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탈북자 단체 및 서울시청에서 탈북자 업무를 담당하는 직책을 이용하여 확보한 탈북자 신원정보를 대북보고하기로 결심하고, 2012. 7.경 미상의 방법으로 회령시 보위부 CA BB에게 탈북자 신원정보 전달계획을 보고하고, 중국 연길시에 있는 여동생 AB를 통해 자료를 전달하기로 하였다.

그 무렵 피고인은 위 BB로부터 연락받은 위 AB가 전화하자 다시 연락하기로 하고, 며칠 후 위 AB에게 전화하여 연길시 소재 PC방에서 당시 새로운 메신저 프로그램으로 보급되어 있던 '윈도우 라이브 메신저'에 접속하여 연락하게 하고, 미리 준비해 둔 약 50명 내지 60명의 탈북자 신원정보를 AB의 접속계정으로 전송하고, 위 AB에게 위 탈북자 신원정보를 USB에 저장 후 컴퓨터에서는 삭제토록 하고, 피고인 역시 피고인의 노트북 컴퓨터에서 윈도우 라이브 메신저 프로그램을 삭제하는 등 증거를 인멸하였다.

위 AB는 그 다음날 밤 회령시 뱀골초소 인근 두만강을 도강하여 북한으로 건너가 위 BB를 만나 위 라.항 기재와 같이 국가기밀인 탈북자들의 신원정보 파일이 저장되어 있는 위 USB를 전달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국가의 존립 · 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반국가단체의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와 회합 · 통신 기타의 방법으로 연락을 하고, 반국가단체의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로서 목적수행을 위해 국가기밀을 탐지 · 수집 · 누설 · 전달하였다.

자. 2012. 10. 25.자 국가보안법위반(회합·통신등), 2012. 10. 30.자 국가보안법위반(특수잠입·탈출) 및 국가보안법위반(편의제공)

피고인은 2012. 7.경 탈북자 신원정보를 전달하던 무렵 회령시 보위부 CA과 미상의 방법으로 연락하는 과정에서 탈북자 신원정보를 수집하고 전달하는 임무가 위험하니 여동생 AB를 대한민국으로 입국시켜 활용하는 방안을 협의하였고, 그 무렵 위 AB는 피고인으로부터 전송받은 탈북자 신원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입북하여 회령시 보위부 CA을 접촉하는 과정에서 국내 침투 후 피의자의 공작임무를 함께 수행할 것을 지시받았다.

그 후 피고인은 회령시 보위부로부터 여동생 AB의 국내 침투를 승인받은 사실을 확인하고, 2012. 10. 하순경 중국 연길시에 있는 AB에게 연락하면서 대한민국 입국을 준비하라고 지시하고, 중국 산동성 연태시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고모 BL의 딸 BM에게 피고인 및 위 AB 명의로 2012. 10. 30.에 중국 상해공항에서 제주공항으로 입국하는 항공권 2매를 예약해 달라고 부탁하는 등 2012. 10. 30.에 여동생 AB와 함께 대한민국으로 침투할 방법을 준비하였다.

피고인은 2012. 10. 24.경 중국 장춘시로 출국하여 다음날인 2012. 10. 25.경 부 AD 및 위 AB가 거주하는 연길시 셋집에 도착하여 AB에게 대한민국 침투에 앞서 국가정보원 합동신문과정에서 '화교가 아니고 부모와 자신이 모두 조선사람이라고 말하고, 어머니 돌아가신 후 생활이 힘들고 오빠와 살고 싶어 회령에서 도강하여 대한민국으로 왔으며 화교 신분이 발각되더라도 어머니는 조선사람이었다고 마지막까지 얘기하라'고 대응요령 등에 대해 알려주었다.

그 후 피고인은 2012. 10. 26.경 AB와 함께 항공편으로 중국 연길공항에서 연태공항으로 도착한 후 고모 BL의 집으로 이동하여 2012. 10. 29.까지 고모부의 환갑잔치 참석 등을 명목으로 위 집에 머무르면서 위 AB에게 대한민국 침투에 앞서 '제주도 공항에서 탈북자라고 말하면 국정원에서 조사를 받게 된다. 국정원에서 조사받을 때 복잡하게 이야기 하지 말라, 오빠는 2006. 5.경 어머니 돌아가실 때 회령에 들어온 이후온 적이 없고, 오빠가 보위부 일을 한다는 것은 절대로 얘기해서는 안된다'는 등의 국가정보원 합동신문조사 대응요령에 대해 다시 알려주었다.

그 후 피고인은 위 AB와 함께 2012. 10. 30. 피고인이 제공한 항공편으로 중국 연태공항에서 중국 상해 푸동공항에 도착하여, 같은 날 13:00경 피고인이 제공한 항공편(편명 : MU5037)으로 중국 상해 푸동공항을 출발하여 같은 날 15:00경 제주공항에 도착하여 대한민국에 잠입하였다.

피고인은 제주공항에서 입국심사대로 향하는 중 위 AB로부터 AB의 중국여권과 지갑(AB의 신분증 등 보관)을 회수하고, 위 AB에게 입국심사대에서 탈북자 'BN'으로 주장하라고 일러 준 다음, 여권 소지 여부에 대해서는 위조여권으로 입국한 후 여권은 쓰레기통에 버린 것으로 모의하였다.

그 후 피고인은 위 AB에 앞서 입국심사를 통과하여 제주공항을 나와 부 AD에게 AB의 도착사실을 전화로 통보하여 AB의 대한민국 침투사실을 알렸다.

이로써 피고인은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의 지령을 받거나 받기 위하여 또는 그 목적수행을 협의하거나 협의하기 위하여 잠입 · 탈출하고, 국가의 존립 · 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반국가단체 구성원이나 그 지령을 받은 자와 회합하는 한편, 반국가단체의 지령을 받은 위 AB가 그 목적수행을 위한 행위를 하려는 정을 알면서 금품 기타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였다.

2. 2006. 8. 23.자 국가보안법위반(편의제공)의 점을 제외한 나머지 공소사실에 관한 판단 가. 증거의 개괄 및 판단 순서

위 공소사실 중 2006. 8. 23.자 국가보안법위반(편의제공)의 점을 제외한 나머지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듯한 증거로는 피고인의 동생인 AB가 수사기관 및 증거보전절차에서 한 각 진술(피고인의 동생인 AB가 국가정보원 조사 당시 작성한 각 진술서, 자술서, 확인서, 반성문, 국가정보원 특별사법경찰관 작성의 AB에 대한 각 참고인 진술조서, 검사 작성의 AB에 대한 각 진술조서,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13초기170 증거보전 조서)과 피고인을 북한에서 보았다는 다른 탈북자들의 각 진술, 피고인에 대한 개인별 출입국 현황, 피고인으로부터 압수한 탈북자 명단, 피고인의 휴대전화 통화내역 등이 있다.

위 각 증거들 중 위 공소사실 전반에 관한 가장 직접적이고 유력한 증거는 피고인의 동생인 AB가 수사기관 및 증거보전절차에서 한 각 진술이라고 할 것이므로, 이하에서는 우선 각 공소사실들에 관한 공통된 증거인 AB의 각 진술의 증거능력 및 신빙성에 관하여 판단한 후, 개별 공소사실별로 유죄의 입증이 되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판단한다.

나. AB가 한 수사기관 및 증거보전절차에서의 각 진술의 증거능력에 관한 판단

1) AB 작성의 각 진술서 등의 증거능력에 관한 판단

가) 피의자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 또는 문서가 수사기관에서의 조사과정에서 작성된 것이라면, 그것이 '진술조서, 진술서, 자술서'라는 형식을 취하였다고 하더라도 피의자신문조서와 달리 볼 수 없고, 한편 형사소송법이 보장하는 피의자의 진술거부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형사상 자기에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않는 자기부죄거부의 권리에 터 잡은 것이므로, 수사기관이 피의자를 신문하면서 피의자에게 미리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지 않은 때에는 그 피의자의 진술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로서 진술의 임의성이 인정되는 경우라도 증거능력이 부인되어야 한다(대법원 2009. 8. 20. 선고 2008도8213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수사기관에 의한 진술거부권 고지의 대상이 되는 피의자의 지위는 수사기관이 범죄인지서를 작성하는 등의 형식적인 사건수리 절차를 거치기 전이라도 조사대상자에 대하여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보아 실질적으로 수사를 개시하는 행위를 한 때에 인정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1. 10. 26. 선고 2000도2968 판결, 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0도8294 판결 등 참조). 특히 조사대상자의 진술내용이 단순히 제3자의 범죄에 관한 경우가 아니라 자신과 제3자에게 공동으로 관련된 범죄에 관한 것이거나 제3자의 피의사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피의사실에 관한 것이기도 하여 그 실질이 피의자신문조서의 성격을 가지는 경우에 수사기관은 그 진술을 듣기 전에 미리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도7098 판결, 대법원 2011. 3. 10. 선고 2010도9127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검사는 AB가 특별사법경찰관(국정원 수사관)들로부터 조사를 받을 당시 작성한 각 진술서, 자술서, 확인서 및 반성문(증거목록 순번 14, 67, 68, 91, 164, 201, 202 및 추가증거목록 순번 1 내지 26, 이하 '이 사건 진술서 등'이라고 한다)을 증거로 제출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 진술서 등에 기재된 AB의 진술내용은 단순히 피고인의 국가보안법위반 혐의에 관한 내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피고인을 도와 탈북자 정보를 회령시 보위부 CA에게 전달하였으며, CA의 지시에 따라 피고인과 함께 대한민국에 탈북자 정보 수집 및 전달 목적으로 입국하였다는 내용까지도 포함되어 있는바, 그렇다면 AB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은 제3자인 피고인의 피의사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범행사실에 관한 것임은 분명하다.

나아가 비록 수사기관이 AB를 피의자로 입건하는 등 형식적인 사건수리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고 결국 검사가 AB를 기소하지 아니한 것은 사실이나, 당시 수사기관이 AB에 대하여 회령시 보위부 공작원 인입 경위, 탈북자 정보 전달 경위, 대한민국 입국 경위 등에 관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에 관하여 구체적인 내용을 진술하게 하는 방식으로 조사한 것은 피고인의 피의사실에 대한 조사임과 동시에 이미 AB에 대하여도 국가보안법위반의 범죄혐의가 있다고 보아 수사하는 행위를 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으므로 당시 AB 역시 이미 피의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보지 않을 수 없고, 수사기관 작성의 AB에 대한 각 진술조서에 통상 피의자신문조서에 기재되는 진술거부권 및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고지하였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는 점을 보더라도 수사기관 역시 이러한 사정을 수사 당시부터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 그렇다면 이 사건 진술서 등이 참고인의 진술서 등의 형식을 취하여 작성되었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그 작성 당시 피의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볼 AB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로서 피의자가 작성한 진술서의 성격을 가지므로,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지 아니하고 작성된 진술서는 위법수집증거로서 그 증거능력이 부인되어야 하는바, 이 사건 진술서 등에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였다는 취지가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당시 조사를 담당하였던 수사관들의 법정 증언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진술서 등을 작성할 당시 AB에게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지는 아니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결국이 사건 진술서 등은 위법수집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어 증거로 쓸 수 없다.

2) 특별사법경찰관 작성의 AB에 대한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에 관한 판단

가)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3항은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이 작성한 당해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를 유죄의 증거로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이 작성한 당해 피고인과 공범관계에 있는 다른 피고인이나 피의자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를 당해 피고인에 대한 유죄의 증거로 채택할 경우에도 적용되는바, 당해 피고인과 공범관계가 있는 다른 피의자에 대한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는 그 피의자의 법정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이 인정되더라도 당해 피고인이 공판기일에서 그 조서의 내용을 부인하면 증거능력이 부정된다(대법원 2004. 7. 15. 선고 2003도7185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에서 검사는 특별사법경찰관 작성의 AB에 대한 각 제1회 내지 제4회 진술조서(증거목록 순번 132, 134, 168, 203)를 유죄의 증거로 제출하였는바, 앞서 본 바와 같이 특별사법경찰관 작성의 AB에 대한 각 진술조서 역시 사실상 피의자의 지위에 있는 AB에 대한 조서로서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에 해당하고, 그 진술 내용 중 일부는 AB가 피고인과 공모하여 탈북자 정보를 회령시 보위부 CA에게 전달하였다거나 AB가 위 CA의 지시에 따라 피고인과 공모하여 제주공항에 입국하였다는 내용으로서, 비록 검사가 공소사실에 그 공범관계를 명시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이에 관한 공소사실[각 국가보안법위반(간첩)의 점 및 2012. 10. 30.자 국가보안법위반(특수잠입·탈출)의 점]의 경우에는 AB가 피고인과 공범관계에 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AB에 대한 위 각 진술조서는 피고인이나 변호인들이 증거로 함에 동의하지 아니한 서류인 것이 분명한바, 이는 그 내용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보아야 하므로(대법원 1996. 7. 12. 선고 96도667 판결 등 참조), 결국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특별사법경찰관 작성의 AB에 대한 각 진술조서 중 피고인과 공범관계에 있는 범죄사실에 관한 진술부분[제1회 참고인 진술조서(증거목록 순번 132) 중 제1279쪽 내지 제1280쪽, 제2회 참고인 진술조서(증거목록 순번 134) 전부, 제4회 참고인 진술조서(증거목록 순번 203) 중 제2301쪽 내지 제2305쪽]은 증거능력이 없어 이를 증거로 쓸 수 없다.

3) 피고인 및 변호인들의 증거능력에 관한 나머지 주장에 관한 판단

AB의 수사기관 및 증거보전절차에서의 각 진술에 관하여, 피고인 및 변호인들은 ① AB의 위 각 진술은 AB가 중앙합동신문센터에 장기간 구금되어 있으면서 국가정보원 수사관들로부터 폭행, 협박 및 가혹행위를 당하고, '자백하면 피고인과 함께 대한민국에서 살 수 있게 해주겠다'고 회유를 받았으며, 국가정보원에서의 진술을 번복하면 가중처벌을 받는 것처럼 세뇌당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이므로 임의성 없는 진술에 해당하고, ② 또한 AB의 위 각 진술은 북한이탈주민보호법상 임시보호처분의 명목으로 이루어진 불법구금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및 접견교통권을 전혀 보장받지도 못하였으므로, 위 각 진술은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하여 증거능력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① 국가정보원 소속 특별사법경찰관으로서 AB에 대한 조사를 담당하였던 BO(가명), BP(가명), BQ(가명), BR의 이 법정에서의 각 진술에 의하면, AB가 중앙합동신문센터에서 조사를 받을 당시 수사관들로부터 폭행, 협박 및 가혹행위를 당하였거나 세뇌 또는 회유를 받지 아니한 상태에서 자유롭게 진술을 하였던 사실이 넉넉히 인정되고(피고인 및 변호인들은 위 수사관들의 법정진술이 신빙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각 진술의 전체적인 내용 및 검사가 제출한 자료들을 종합하여 보면 특별히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아니한다), ② AB를 중앙합동신문센터에 수용한 것은 북한이탈주민보호법 및 그 시행령에 따른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적법한 임시보호처분에 해당하고, 그 과정에서 AB가 사실상 피의자의 지위에서 조사를 받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위 법령에 의하면 북한이탈주민에 대하여 위장탈출 여부에 관한 조사까지도할 수 있도록 되어 있으므로 그러한 사정만으로 AB가 불법구금상태에서 조사를 받았다고 볼 수는 없으며, ③ 수사기관 작성의 AB에 대한 각 진술조서 및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13초기170 증거보전 조서의 각 기재에 의하면, AB가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을 당시 '변호사를 만날 필요가 없으니 만나지 않겠다'는 취지로 진술함으로써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및 접견교통권을 행사하지 아니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그렇다면 AB가 수사기관 및 증거보전절차에서 한 각 진술의 증거능력에 관한 피고인 및 변호인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하고, 나아가 직권으로 살피더라도 앞서 증거능력을 배척한 증거들 이외의 나머지 증거들은 그 증거능력을 부정할 만한 사유가 없다.

4) 소결론

그렇다면 AB 작성의 이 사건 진술서 등 및 특별사법경찰관 작성의 AB에 대한 진술조서 중 일부 부분은 증거능력이 없다.

다. AB가 한 수사기관 및 증거보전절차에서의 각 진술의 신빙성에 관한 판단4)

1) 관련 법리 및 신빙성 판단의 기준

일반적으로 증언의 신빙력은 법관의 자유심증에 따라 증인의 입장, 이해관계 및 그 내용은 물론 다른 증거와도 구체적으로 비교 검토하여 합리적으로 판단되어야 한다(대법원 1979. 12. 26. 선고 77도2381 판결 참조).

나아가 앞서 본 바와 같이 AB가 피고인에 대한 일부 공소사실에 관하여 공범의 지위에 있음으로 인하여 AB의 수사기관 및 증거보전절차에서의 각 진술 중 상당 부분의 내용은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한 진술일 뿐만 아니라 자신의 범죄사실에 관한 자백으로도 볼 수 있는바, 이와 같은 자백의 신빙성 유무를 판단할 때에는 자백의 진술 내용 자체가 객관적으로 합리성을 띠고 있는지, 자백의 동기나 이유가 무엇이며, 자백에 이르게 된 경위는 어떠한지 그리고 자백 이외의 정황증거 중 자백과 저촉되거나 모순되는 것이 없는지 하는 점 등을 고려하여 피고인의 자백에 형사소송법 제309조에 정한 사유 또는 자백의 동기나 과정에 합리적인 의심을 갖게 할 상황이 있었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7. 22. 선고 2009도1151 판결 등 참조).

2) 판단

가) 살피건대, AB의 수사기관 및 증거보전절차에서의 각 진술에 형사소송법 제309조에서 정한 사유가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AB는 수사기관에서 일관되게 '처음에는 피고인과 함께 대한민국에살 생각에 피고인과 미리 말을 맞춘대로 허위진술을 하였으나, 피고인이 처벌을 받더라도 사실을 밝히는 것이 가족 모두가 보위부로부터 벗어나 자유롭게 살아가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여 사실대로 진술하게 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여 진술의 동기를 밝혔다. 나아가 AB가 자신의 진술로 인하여 자신의 오빠인 피고인이 처벌을 받게 됨을 잘 알면서도 수사기관에서 증거보전절차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을 대체로 일관되게 하였던 점, AB의 수사기관 및 증거보전절차에서의 각 진술이 매우 구체적이고 상세한 점 등을 고려할 때, AB가 수사기관 및 증거보전절차에서 한 각 진술의 신빙성을 쉽게 배척할 것은 아니다.

나) 하지만 AB의 위 각 진술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직접적으로 뒷받침하는 거의 유일하고 매우 중요한 증거임을 고려할 때, 법원으로서는 검사 및 변호인들이 제출한 증거들과 이 사건 변론 과정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그 신빙성 판단에 특별히 신중을 기하여야 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진술의 신빙성에 방해가 되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발견되어 그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함에 있어 합리적인 의심을 도저히 떨칠 수가 없게 되었다면 당연히 그 신빙성을 배척해야만 할 것이다.

이에 따라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의하면, AB의 수사기관 및 증거보전절차에서의 각 진술은 그 내용 중 일부가 객관적인 증거와 모순될 뿐만 아니라(특히 AB의 진술이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내용으로까지 보일 정도로 매우 구체적이고 자세함에도 불구하고, 그 진술 내용이 객관적인 증거에 모순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진술 전체를 신빙할 수 없게 되는 결정적인 요소가 된다), 그 진술이 일관되지 아니한 부분이 있고, 진술 내용 자체도 일부 합리성을 띠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면도 있는바, 그렇다면 AB의 수사기관 및 증거보전절차에서의 각 진술을 그대로 신빙하기는 어렵다.

(1) 객관적인 증거와 모순되는 진술

① AB는 2012년 설 당시의 상황에 관하여 수사기관의 조사 당시 일관되게 『피고인이 2012. 1. 하순 설 무렵에 연길에 찾아왔는데, 당시 아버지는 프로돈 사업관계로 그 며칠 전 즈음에 회령에 이미 들어가 있었다. 피고인으로부터 미리 전화로 연락을 받고 설 전날 연길 셋집에서 피고인을 만나 함께 만두로 저녁식사를 하였는데, 당시 피고인이 "나는 회령에 들어갈 것이니 가족 없이 혼자 외롭겠지만 설을 잘 지내라, 나는 회령에 들어가서 설도 지내고 보위부 사업도 하고 오겠다, 보위부에서 부탁한 카메라와 손전화를 가져왔다"고 이야기를 하였다. 저녁식사 이후 피고인은 카메라와 휴대전화를 가방에 챙겨 회령으로 떠났다. 이후 피고인은 설 다음날 저녁에 미리 전화로 연락을 한 후 밤늦게 혼자서 연길 셋집에 돌아왔는데, 당시 피고인이 "회령에서 교자만두도 먹고 바쁘게 지냈다, 보위부 사업도 했다, 예전에는 사업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더니 이번에는 해달라는 것이 많더라"라고 이야기를 하였다. 한편 당시 피고인의 휴대전화(아이폰)가 신기하여 이것저것 눌러보다가 아이폰에 저장되어 있는 사진[특별사법경찰관 작성의 AB에 대한 제4회 참고인 진술조서(증거순번 제203번) 말미에 첨부된 각 사진(수사기록 제2317쪽 내지 제2320쪽)이다]을 보게 되었는데, 그 사진은 회령에 남겨두고 온 사진첩에 있는 사진을 피고인이 휴대전화로 촬영한 것이었고, 이에 피고인에게 "오빠, 사진 가지고 왔네"라고 이야기를 하였다. 피고인이 곧바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서둘러서 자신이 피고인과 함께 연길공항까지 택시로 이동하여 피고인을 배웅한 후 연길 셋집에 돌아왔다. 아버지는 2012. 2. 하순경 회령에서 돌아왔는데 당시 "보위부 말이 빈말인 줄 알았는데 오빠가 그동안 공로를 많이 세우고 일도 많이 했다면서 보위부에서 국기훈장도 주고, 오빠를 노동당 후보당원으로 만들어줬다, 국기훈장은 회령집에 두고 왔다"고 이야기를 하였다.』 는 취지의 매우 구체적이고 상세한 진술을 하였고, 이에 따라 검사는 당초 피고인이 2012. 1. 22.경 밀입북하여 2012. 1. 24. 중국으로 돌아왔다는 취지로 공소를 제기하였다.

그런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2012. 1. 21. 장춘공항을 통하여 중국에 입국한 후 설 전날인 2012. 1. 22. 연길에 도착하여 같은 날 아버지 AD 및 AB와 함께 연길에 있는 연미사진관에서 가족사진을 함께 촬영하였고, 같은 날 23:13경 연길에서 자신의 휴대전화로 불꽃놀이 장면을 촬영(증 제4호증의 1 내지 3)하기도 한 사실, 피고인은 2012. 1. 23. 저녁에 AD, AB와 함께 이화의 가족들을 만나 노래방에 갔는데, 같은 날 23:53경 자신의 휴대전화로 AD이 노래하고 있는 장면을 촬영(증 제4호증의 4 내지 6)하였던 사실, 한편 피고인이 북한 회령에 있는 사진첩을 휴대전화로 촬영하여 AB에게 보여주었다는 사진들은 모두 2012. 1. 23. 13:23경 회령이 아닌 중국 연길에서 촬영된 것으로, 그 사진첩 역시 현재 AD이 거주하고 있는 연길의 집에 보관중인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러한 사실들은 앞서 살펴본 AB의 진술과 정면으로 모순되는 것임이 분명하다(이러한 사실들이 공판과정에서 밝혀짐에 따라 검사는 2013. 6. 21. 피고인이 2012. 1. 24. 새벽에 북한에 들어갔다가 같은 날 밤에 중국으로 돌아왔다는 취지로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다). 특히 위 진술내용은 피고인이 '설 무렵'이 아니라 명확히 '설 전'에 북한에 들어가면서 외롭겠지만 혼자설을 지내라고 하였다거나, 사실은 중국에서 찍은 사진임에도 피고인이 북한에서 찍어가지고 왔다는 등의 단언적인 내용이어서, 이를 기억력의 한계로 인한 착오라고도 도저히 볼 수 없다.

② AB는 2012. 10. 30. 대한민국 입국 이전의 상황에 관하여 수사기관에서 일관되게 『CA이 2012. 7.경 자신에게 한국 침투지시를 하였고, 이에 따라 아버지 및 피고인과 한국 입국에 관하여 논의를 계속하던 중 피고인이 2012. 10. 중순경 전화를 하여 중국에 들어갈테니 한국에 들어갈 준비를 하라고 하였다. 그런데 CA이 한국 침투지시를 할 당시 자신이 입국하여 국가정보원의 조사과정을 무사히 통과해야 가족의 안전이 보장될 것이라고 경고를 하였기 때문에 입국이 실패할 경우 연길에 남아있는 아버지의 신변이 위험할 수 있었고, 이에 아버지는 "네가 국가정보원 조사를 무사히 통과할 때까지 나는 산동성에 있는 넷째 고모의 집에 가있겠다"고 말하며 먼저 짐을 꾸려 떠났으며, 자신만 혼자 연길에 남아 있다가 2012. 10. 25. 피고인을 만나 2012. 10. 26. 피고인과 함께 연길공항에서 연태공항으로 비행기를 타고 이동한 후 버스로 갈아타고 밤늦게 산동성 루산시에 있는 고모의 집에 도착하여 아버지를 만났다.』 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런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2012. 10. 26. AB뿐만 아니라 아버지인 AD과 함께 연길공항에서 연태공항으로 비행기를 타고 이동을 하였고, 그 당시 피고인이 자신의 휴대전화로 공항 및 비행기 기내에서 자신을 포함한 AD, AB의 사진을 촬영(증 제9호증의 1 내지 5, 증 제12호증)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그렇다면 AD이 먼저 산동성으로 떠났다는 내용의 위와 같은 구체적인 진술 역시 객관적인 증거에 반하는 것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위와 같은 상황은 AB가 대한민국에 입국하여 중앙합동신문센터에서 조사를 받기 직전의 상황이었음을 고려할 때 도저히 이를 잘못된 기억 또는 착각에 의한 진술이라고 볼 수는 없는바, 이러한 사정 역시 AB 진술의 신빙성 판단에 있어 중요하게 고려하여야 할 요소로 보인다.

(2) 일관되지 아니한 진술

① AB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증거보전절차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을 대체로 일관되게 유지하였으나, 이 법정에 이르러서는 이를 전면적으로 부인하며 자신의 종전 진술은 모두 허위라고 진술함으로써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을 번복하였다.

② AB는 국가정보원 조사 당시 최초에는 '윈도우즈 라이브 메신저를 이용하여 피고인으로부터 3차례 탈북자 자료를 전송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이후 국가정보원 수사관이 피고인과 'QQ 메신저'를 이용하여 화상대화를 나누는 AB의 사진을 제시하자 곧바로 2011. 2.경 및 2011. 5.경에는 'QQ 메신저'를, 2012. 7.경에는 '윈도우즈 라이브 메신저'를 이용하여 피고인으로부터 탈북자 자료를 전송받았다는 취지로 진술을 변경하였다. 특히 AB는 2011. 5.경 탈북자 자료를 전달받은 부분과 관련하여 최초에는 'AR 집에서 AR의 윈도우즈 라이브 메신저 아이디(BS)와 비밀번호(******)를 이용하여 윈도우즈 라이브 메신저에 접속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면서 그 아이디 및 비밀번호를 알게 된 경위에 관하여는 '피고인으로부터 자료를 받기 위하여 AR에게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물어봐서 알게 되었다'고 진술하였으나, 이후 검찰 조사 당시에는 다시 'AR의 윈도우즈 라이브 메신저 아이디인 BT는 AR의 딸 CB의 중국식 발음으로 AR이나 그 가족이 윈도우즈 라이브 메신저를 하는 것을 본 기억이 있어서 진술하였다'고 진술하는 등 진술을 번복하였다.

③ AB는 국가정보원 조사 당시 '2012. 7.경 회령시 보위부 CA으로부터 대한민국침투지시를 받으면서 비상시 해외도피처(장백산 특산물 판매처 주인 BU, 연길 위 자구 놀이터 책임자 BV) 및 가명 BW을 사용한 접선방법 등에 관하여 교육을 받았다'는 취지의 매우 구체적인 진술을 하였다. 그러나 AB는 검찰 조사 당시 위와 같이 진술한 해외도피처 및 가명은 모두 자신이 지어낸 진술로서 허위라고 진술하여 그 진술을 번복하였다. 그 진술 변경 경위에 관하여 AB는 '국가정보원 수사관이 이것저것 물어보는 과정에서 해외도피처가 있느냐고 물어보기에 순간적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냈고, 가명 역시 국가정보원 수사관이 가명을 받지 않았냐고 물어보기에 고등중학교 동창 중에 BW이라는 친구의 이름이 떠올라 가명을 지어내어 답하였다, 여러 가지 질문을 받다보니 일단 이야기를 하는 것이 편하겠다 싶어 허위로 진술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허위 진술의 이유 및 진술 번복의 경위가 선뜻 납득이 되지 아니하고, 오히려 이와 같이 AB가 매우 구체적이고 자세한 내용의 진술을 하였음에도 그 진술내용을 허위로지어낸 것이었음이 밝혀진 이상, AB의 다른 진술 역시 그 진술내용이 매우 세세하고 구체적이라고 하더라도 그 신빙성에 의문을 갖지 아니할 수 없다.

④ AB는 최초 조사 당시 피고인이 회령시 보위부 공작원으로 인입된 시기에 관하여 '2007. 7. 하순경 피고인이 북한에 들어온 직후 회령 보위부 지도원 3명이집에 찾아와 온 가족이 보위부에 끌려가 조사를 받았는데, 당시 자신이 어쩔 수 없이 피고인이 탈북하여 한국에서 AU대학교를 다니고 있다는 내용의 자술서를 작성하였고, 이후 피고인으로부터 공작원으로 인입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며, 피고인은 보위부에서 교육을 받은 후 도강하여 중국으로 갔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런데 AB는 이후 '피고인이 공작원으로 인입된 것은 2007. 7.경이 아니고 2006. 5. 하순경으로 어머니의 장례를 마친 후 피고인이 다시 북한에 들어왔을 때이고, 도강을 한 것이 아니라 회령교두를 통하여 정식으로 중국으로 갔다'라는 취지로 진술을 번복하면서, 그 인입시기를 허위로 진술한 경위에 관하여는 '한국에 입국하기 전 피고인과 국가정보원 조사에 대한 대응책에 관하여 이야기를 하였는데, 당시 국가정보원에서 보위부 인입 사실에 관하여 추궁당하면 2007. 7.경에 보위부에서 조사를 받았다고 진술하기로 하여 그대로 진술한 것이고, AU대학교 이야기를 한 것은 피고인이 2007. 7. 당시 실제로 AU대학교에 재학중이었기 때문에 신빙성을 높이기 위하여 자신이 끼워넣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과연 이미 2010. 7. 26. 미승인 북한 방문의 혐의에 관하여 불기소처분5)을 받은 피고인이 AB에 대한 국가정보원 조사에 관하여 위와 같이 치밀하게 대응방안을 강구하였을지 의문일뿐더러,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 공작원 인입시기를 2007. 7.경으로 진술하기로 한 이유도 납득하기 어렵다.

(3) 객관적인 합리성에 의문이 있는 진술

① AB는 수사기관에서 '자신과 아버지가 2011. 7. 9. 회령을 떠나 중국 연길로 완전히 이사를 나왔지만, 아버지는 프로돈 사업 관계로 회령과 연길을 왔다갔다 했으며, 자신도 2012. 7.경 회령에 들어가 피고인으로부터 받은 탈북자 자료를 CA에게 전달한 후 회령에 있는 집에서 잠을 자고 다음날 CA의 지시에 따라 회령시 보위부 사무실에 찾아갔다'는 취지로 진술을 하였다. 그러나 AB는 증거보전절차에서 피고인 및 변호인들이 중국으로 이사를 나오면서 회령에 있는 집을 BX에게 팔지 않았냐고 추궁하자 이를 시인하며 회령에 집이 없다는 취지로 답변을 하였고, 이후 검사와 면담을 하면서는 'BX에게 집을 판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에 들어갈 때에는 남는 방을 사용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을 하였는바, 집을 처분하면서도 언제든지 북한에 들어오면 그 일부를 사용하기로 약정했다는 것은 그 자체가 상식적으로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있을 뿐만 아니라, AB가 이와 같은 진술을 증거보전절차 이전에는 전혀 하지 아니하였던 점 역시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 특히 AB는 앞서 본 바와 같이 AD이 프로돈 사업 관계로 2012. 1. 22. 이전에 북한에 들어갔다가 2012. 2. 하순경 중국으로 돌아왔다고 진술하였는데, AB의 진술이 모두 사실이라면 AD이 약 1개월이라는 장기간 동안 이미 BX에게 처분하여 BX의 언니 가족이 거주하는 집에 머물렀다는 것이 되어 객관적으로 납득하기도 어렵다.

② AB는 수사기관에서 '2011. 2. 하순경 및 2012. 7. 초순경 피고인으로부터 중국에서 탈북자 자료를 전송받은 후 뱀골초소 인근에서 두만강을 도강하여 북한으로 넘어가 이를 CA에게 전달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런데 AB는 재북화교의 신분으로서 중국비자를 취득하는 등의 정상적인 방법으로 굳이 도강을 하지 아니하고도 북한과 중국을 왕래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중국에 접하고 있는 회령의 일부 지역에서는 중국 휴대전화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인바,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선 또는 무선으로 쉽게 전송이 가능한 파일 하나를 전달하기 위하여 AB가 도강이라는 위험성이 높은 방법을 택하였다는 것 역시 합리성에 의심을 갖게 한다.

3) 소결론

이와 같이 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직접적이고 유력한 증거인 수사기관 작성의 AB에 대한 각 진술조서(앞서 증거능력을 배척한 부분은 제외한다)의 진술기재 및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13초기180 증거보전 조서의 진술기재는 이를 신빙하기 어려운바, 이하에서는 위 각 증거들을 제외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도 이 사건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이 입증되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판단한다.

라. 개별 공소사실에 관한 판단

1) 2006. 6. 22.자 국가보안법위반(특수잠입·탈출)의 점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듯한 증거로는 피고인에 대한 개인별 출입국 현황이 있는바, 이는 피고인이 2006. 5. 22. 중국으로 출국하였다가 2006. 6. 22. 입국하였다는 취지에 불과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2) 2007. 8. 중순경 국가보안법위반(잠입·탈출)의 점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듯한 증거로는 탈북자인 BY의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의 각 진술과 피고인에 대한 개인별 출입국 현황이 있다.

우선 BY의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의 각 진술에 관하여 살피건대, 그 일관된 진술의 취지는 '2007년 여름경 남편과 함께 회령시 역전동 길거리에서 피고인이 CL이라는 사람 등 2~3명의 다른 사람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목격하였는데, 당시 피고인은 옷깃이 달려있는 붉은색 계열의 여름점퍼를 입고 있었고, 피고인의 머리 모양이 일반적인 북한 남자들의 머리 모양이 아니라 남한 스타일이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BY는 이 법정에서 2007. 8. 내지 9.경 촬영6)된 피고인의 사진(증 제15호증의 1 내지 6, 수사기록 제1894쪽 내지 제1895쪽)을 제시하자 '피고인이 이렇게 살찐 모습은 본 적이 없다. 2007년경에 자신이 목격한 피고인은 위 사진보다 살이 빠져 있었다. 그리고 당시 자신이 목격하였던 머리 모양과 사진 속의 머리 모양도 다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BY에 대한 증인신문조서 제34쪽),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2007년 여름경 피고인을 북한에서 목격하였다는 BY의 각 진술은 이를 그대로 신빙하기 어렵다.

나아가 개인별 출입국 현황은 피고인이 2007. 7. 27. 출국하였다가 2007. 9. 9. 입국하였다는 취지에 불과하여 피고인이 밀입북을 하였다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3) 2011. 2. 하순경, 20l1. 5. 중순경, 2012. 7.경 각 국가보안법위반(간첩) 및 국가보안법위반(회합·통신등)의 점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듯한 증거로는, 우선 피고인이 이메일로 수신한 AU대학교 BD 회원 명부, BZ팀 명단, 2009 UN 보고서를 위한 정치범, 고문, 여성, 아동 증언내용 표와 피고인이 소지하고 있던 각 BG 장학금 신청서 사본, BG 장학금 신청자 명단, 2012. 2. BG 준·정회원 명단, 각 통일미래를 준비하며 잘 정착하고 있는 북한이탈주민 청년들 명단, 북한이탈주민(수급자) 상담 카드, 대한민국교육개발원 추천 명단이 있고(증거순번 104 내지 106, 108, 110 내지 117, 121 내지 127, 144 내지 145), 피고인이 가지고 있던 위 각 명단 내지 장학금 신청서에 상당수에 이르는 탈북자들의 신상 정보가 기재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공소사실에 기재된 것과 같이 피고인은 2007년경부터 여러 탈북자 단체에서 활동하였으며, 특히 2011. 2.경부터는 'BG'의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탈북 대학생들의 장학금 신청 업무를 담당하였으므로 그 과정에서 피고인이 자연스럽게 위와 같은 회원 명단 및 장학금 신청서 등을 취득하였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이고,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이 회령시 보위부에 전달할 목적으로 위 각 명단을 탐지·수집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게다가 위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이와 같이 수집한 탈북자 정보를 AB를 통하여 회령시 보위부 CA에게 전달하였다는 것인데, 위 각 명단 등은 피고인이 탈북자 정보를 가지고 있었음을 입증하는데 불과한 것이어서 그것만으로는 피고인이 이를 회령시 보위부에 전달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나아가 검사는 위 부분 공소사실에 관한 증거로 포렌식 프로그램 Encase를 통해 확인한 피고인 노트북 OS 설치일 관련 출력물, 피고인 사용 스마트폰 촬영사진, 피고인 사용 스마트폰 통화내역 출력물(증거목록 155 내지 157)을 제출하였는바, 이에 의하면 피고인이 2012. 10. 26. AB와 함께 대한민국에 입국하기 직전에 사용하던 노트북을 포맷하였고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교체하였음은 인정된다. 하지만 비록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가 다소 의심스러운 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수사기관이 피고인의 노트북을 압수한 후 포렌식 프로그램을 통하여 이를 복원하는 절차를 진행하였고 그 결과 포맷으로 삭제된 파일들 중 상당 부분이 복원된 것으로 보임에도 불구하고 달리 이 부분 공소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를 제출하지 아니한 점에 비추어 볼 때, 그러한 사실만으로 위 공소사실과 같이 피고인이 간첩행위를 하였음을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 역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4) 2011. 7. 초순경 및 2012. 1. 24.경 각 국가보안법위반(특수잠입·탈출) 등의 점

위 각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듯한 증거로는 탈북자인 CC의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의 각 진술, 피고인 휴대전화 통화내역 및 수신내역(2012. 1. 24.자 특수탈출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에 대한 개인별 출입국 현황이 있다.

우선 CC은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일관하여 '2008년경 중국 인민폐를 북한화폐로 환전하기 위하여 장마당 후문 근처에 사는 AD을 찾아가 처음 알게 되었고, 이후 2011년에 2회, 2012년에 1회 AD의 집에 찾아가 환전을 하였으며, 2011년 여름경 및 2012년 초경 AD을 찾아갔을 때 피고인을 보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런데 CC은 이 법정에서 '2012년에 AD의 집에 찾아갔을 때 AD이 나와서 문을 열어주고 함께 AD의 집 거실로 들어갔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 이는 AD과 AB가 2011. 7. 9. 북한에서 중국 연길로 이사를 나오면서 종전에 살던 집을 BX에게 처분하였고, 이후 그 집에는 BX의 언니가 계속 거주하였던 사실과 맞지 아니한다(북한에 들어올 때에는 방 하나를 빌려주기로 하였다는 AB의 증거보전절차 이후의 진술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AD이 CC를 자신이 사용하는 방이 아니라 거실로 안내하였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게다가 CC 스스로도 이 법정에서 '북한에서 빙두(북한에서 널리 퍼져있는 마약의 일종)를 많이 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이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CC의 진술을 그대로 신빙하기는 어렵다.

또한 피고인 휴대전화 통화내역 및 수신내역에 의하면 2012. 1. 24. 피고인의 휴대전화에서 발신되거나 수신된 전화 또는 문자메시지가 없다는 사실은 인정되나, 이러한 사실만으로 피고인이 위 일자에 휴대전화의 사용이 불가능한 북한 지역에 들어갔다고 추단하기는 부족하다.

나아가 피고인에 대한 개인별 출입국 현황은 피고인이 2007. 7. 27. 출국하였다가 2007. 9. 9. 입국하였고, 2012. 1. 21. 중국으로 출국하였다가 2012. 1. 25. 입국한 후 같은 날 다시 태국으로 출국하였다는 취지에 불과하여 위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5) 2012. 10. 30.자 국가보안법위반(특수잠입·탈출) 등의 점

피고인이 AB의 대한민국 입국을 위하여 비행기표를 예약하여 제공하였고, 이후 2012. 10. 30. AB와 함께 대한민국에 입국한 사실은 피고인 스스로도 인정하는 바이다. 그러나 위 공소사실은 회령시 보위부 CA으로부터 탈북자 정보 수집 및 전달을 지시받은 AB에 대하여 비행기표를 제공하고 함께 입국하였다는 것인바, 이에 부합하는 유일한 직접증거인 AB의 수사기관 및 증거보전절차에서의 각 진술을 앞서 판단한 바와 같이 신빙할 수 없는 이상,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마. 결론

무릇 형사재판에서 공소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우리 형사소송법의 대원칙이라고 할 것인바, 비록 국가보안법위반(간첩) 등 사건의 경우 그 행위의 상당 부분이 대한민국의 영토이기는 하나 주권이 미치지 아니하는 북한에서 행하여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수사 내지 증거조사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특수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형사소송법의 위 기본원칙의 적용이 완화되거나 후퇴되어서는 안 된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 위 부분 공소사실에 관한 직접적이고 유력한 증거인 AB의 수사기관에서의 일부 진술 및 증거보전절차에서의 진술에 임의성이 인정되고 그 내용도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진술하기 어렵다고 보일 정도로 구체적인 부분도 많아서, 그 진술 내용이 사실이고 따라서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AB의 진술 내용이 매우 구채적임에도 불구하고 객관적인 증거에 명백히 모순되는 부분이, 특히 기억이 가장 명확할 것으로 보이는 최근의 공소사실과 관련하여 존재하고, 이처럼 객관적인 증거에 모순되는 부분과 그렇지 아니한 부분에 대하여 AB의 진술의 신빙성을 달리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도 보이지 아니하며, 나아가 그 진술의 일관성 및 합리성의 측면에서도 일부 의문이 드는 이상, 위 AB의 수사기관 및 증거보전절차에서의 각 진술은 전체로서 이를 신빙할 수 없다고 판단하지 않을 수 없다.

나아가 위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듯한 나머지 증거들에 관하여 보더라도, 전체적인 정황상 피고인이 유죄일 수도 있겠다는 의심을 뒷받침할 만한 부분도 일부 존재하나, 앞서 자세히 살핀 바와 같이 일부 증거들은 이를 신빙할 수 없고,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위 공소사실을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이 유죄로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위 부분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각 무죄를 선고한다.

3. 2006. 8. 23.자 국가보안법위반(편의제공)의 점에 관한 판단

가.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듯한 증거로는 AR 작성의 참고인 진술서, 각 수사기록 사진(증 제39호증의 1, 2)7)이 있다.

나. 우선 위 공소사실에 관한 가장 직접적이고 유력한 증거에 해당하는 AR 작성의 참고인 진술서(이하 '이 사건 진술서'라고 한다)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 사건 진술서는 AR이 현재 외국에 거주하고 있는 중국인으로 공판정에 출석하여 진술을 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고, 그 진술서 작성 경위 및 내용에 비추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이 사건 진술서를 작성하였음이 인정되어 원진술자인 AR이 법정에 출석하지 아니하였음에도 증거로 채택되었다.

그러나 수사기관이 원진술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는 원본 증거인 원진술자의 진술에 비하여 본질적으로 낮은 정도의 증명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한계를 지니는 것이고, 특히 원진술자의 법정 출석 및 반대신문이 이루어지지 못한 경우에는 그 진술이 기재된 조서는 법관의 올바른 심증 형성의 기초가 될 만한 진정한 증거가치를 가진 것으로 인정받을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피고인이 공소사실 및 이를 뒷받침하는 수사기관이 원진술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 내용을 부인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진술자의 법정 출석과 피고인에 의한 반대신문이 이루어지지 못하였다면, 그 조서에 기재된 진술이 직접 경험한 사실을 구체적인 경위와 정황의 세세한 부분까지 정확하고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어 구태여 반대신문을 거치지 않더라도 진술의 정확한 취지를 명확히 인식할 수 있고 그 내용이 경험칙에 부합하는 등 신빙성에 의문이 없어 조서의 형식과 내용에 비추어 강한 증명력을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그 조서에 기재된 진술의 신빙성과 증명력을 뒷받침할 만한 다른 유력한 증거가 따로 존재하는 등의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 이상, 그 조서는 진정한 증거가치를 가진 것으로 인정받을 수 없는 것이어서 이를 주된 증거로 하여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될 수 없다. 이는 원진술자의 외국거주, 사망이나 질병 등으로 인하여 원진술자의 법정 출석 및 반대신문이 이루어지지 못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고, 수사기관이 원진술자의 진술을 청취한 후 원진술자로부터 작성받은 진술서라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6. 12. 8. 선고 2005도9730 판결 참조).

다. 따라서 원진술자의 법정 출석 및 피고인에 의한 반대신문이 이루어지지 못한 이 사건 진술서를 주된 증거로 하여 위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그 진술서의 내용이 신빙성에 의문이 없어 강한 증명력을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이를 뒷받침하는 다른 유력한 증거가 따로 존재하는 등의 사정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진술서는 그 내용이 신빙성에 의문이 없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다른 유력한 증거가 있다고 보이지도 아니하므로, 결국 이 사건 진술서는 법관의 올바른 심증 형성의 기초가 될 만한 진정한 증거가치를 가진 것으로 인정받을 수 없는 것이어서 이를 사실상 유일한 직접증거로 하여 위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고, 나아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을 모두 종합하여 보더라도 이 부분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입증되었다고 보기는 부족하다.

① AR은 이 사건 진술서를 작성한 이후인 2013. 6. 7. '이 사건 진술서는 피고인과 미리 말을 맞추어 작성한 것으로, 피고인이 노트북을 CA에게 제공하였다는 내용은 허위이다'라는 취지의 진술서(증 제42호, 이하 '2차 진술서'라고 한다)를 작성하여 종전의 진술을 번복하면서, 그 허위진술 경위에 관하여는 피고인이 2009. 7. 초순경 자신에게 전화를 하여 '현재 한국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데, 사실 확인을 위하여 사람이 찾아오면 CA에게 노트북을 제공한 것처럼 허위진술을 해달라'고 부탁을 하였고, 그에 따라 허위의 내용으로 이 사건 진술서를 작성해주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실제로 피고인은 2009. 6. ~ 7.경 밀입북 혐의로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어머니 장례 당시 자신이 안전하게 북한에 5일 동안 다녀올 수 있도록 회령시 보위부에서 편의를 봐주었는데, 그 대가로 노트북 3대를 요구하여 자신이 노트북 1대를 중고로 구입하여 AR에게 보냈다'는 취지로 진술하면서, 그 노트북의 구체적인 사양, 가격, 크기를 기재한 그림(증 제39호증의 1)을 그려서 제출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피고인은 이 법정에서 그와 같이 진술하였던 경위에 관하여, 위와 같이 조사를 받을 당시 화교 신분을 숨기기 위하여 자신이 북한 공민권자임을 주장하였는데, 북한 공민권자가 중국과 북한을 자유롭게 드나들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설명이 되지 아니하므로 회령시 보위부에 그 대가로 노트북을 제공하였다고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었고, 그 거짓말이 들통날 것을 우려하여 미리 AR에게 허위진술을 부탁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이와 같은 피고인의 해명에 상당히 수긍할 수 있는 측면이 있을 뿐만 아니라, 2차 진술서에 기재된 AR의 진술과도 부합한다.

② 이 사건 진술서에 피고인이 혁명유자녀 가족이라는 허위의 사실이 기재되어 있는데, 피고인이 화교 신분임을 잘 알고 있던 AR이 이와 같은 허위사실을 이 사건 진술서에 기재한 이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AR이 피고인으로부터 부탁을 받고 이 사건 진술서를 작성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③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2006. 8.경 AR로부터 CA이 외제 노트북 3대를 요구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2006. 8. 23.경 AR에게 중고 노트북 1대를 보냈고, AR을 통해 AR이 중국에서 구입한 데스크탑 컴퓨터 2대와 함께 회령시 보위부에 전달하게 하였다'는 내용으로, 이는 피고인이 종전에 밀입북 혐의로 조사받을 당시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내용과 일치한다. 그런데 이 사건 진술서에는 '피고인이 2006. 5.경 모친의 장례 문제로 북한에 들어와서 5일간 체류하다가 중국으로 나갔고, 그로부터 2개월 정도 후에 피고인의 아버지인 AD을 통하여 회령시 보위부 CA이 일제 노트북 3대를 요구하여 이를 피고인에게 전하였더니 피고인이 한국에서 중고 노트북 1대를 자신에게 보냈고, 자신이 중국에서 중고 노트북 2대를 구하여 총 노트북 3대를 AD에게 보냈으며, 그 이후에도 CA이 다시 컴퓨터 2대를 요구하여 자신이 이를 중국에서 구입한 후 AD에게 보냈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어, 노트북을 보낸 시기나 횟수, 전달하였다는 컴퓨터의 종류 등에 차이가 있다.

④ 국제등기우편물 접수대장(증 제39호증의 2)에 의하면 피고인이 2009. 6. 30. 중국으로 무게 2,169g인 국제등기우편물을 보낸 사실은 인정되나,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중국에 있는 친척들에게 화장품 등의 선물을 보낸 것이지 노트북 1대를 보낸 사실은 전혀 없다고 변소하고 있고, 위 국제등기우편물 접수대장만으로는 그 수취인이나 우편물의 내용 등을 전혀 확인할 수 없어 피고인의 변소가 사실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상, 이를 들어 이 사건 진술서를 뒷받침하는 유력한 증거라고 보기는 어렵다.

라.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 역시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이범균 
 
판사 
이보형 
 
판사 
오대석 

별지 생략

1) 북한의 의사양성 교육대학은 정규의학대학(6년제)과 의학전문학교(3년제)가 있으며 의학전문학교 졸업시 뚫의사 자격증을 취 득하고 도·시 ·군 지역 인민병원 의사 보조역으로 배치된다.

2) 중국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 중인 인터넷 대화·자료전송을 위한 메신저 프로그램이다.

3) 중국 호적이 없는 재북화교의 경우 북한에서 중국 입국시에는 중국비자가 필요하다.

4) 이하에서는 앞서 증거능력이 부인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진술의 신빙성에 관하여 판단한다.

5) 피고인은 2006. 5. 23., 2007. 5. 5., 2007. 7. 27. ~ 2007. 9. 9. 각 통일부장관의 승인 없이 북한에 방문하였다는 혐의로 서울 동부지방검찰청 2010년 형제29085호로 입건되었으나, 2010. 7. 26. 불기소처분(2006. 5. 23. 및 2007. 5. 5. 미승인 북한방문 의 점에 관하여는 공소시효도과로 인한 공소권없음, 나머지 미승인 북한방문의 점은 혐의없음)이 내려졌다.

6) 수사기록 제1894쪽 내지 제1895쪽에는 각 사진의 촬영일자가 2007. 3.경으로 되어 있으나, 이는 당시 사진을 촬영한 카메라 에 일시가 잘못 입력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고, 검사 역시 위 각 사진이 2007. 8.경 촬영된 것임은 인정하고 있다(검사가 제출한 2013. 7. 5.자 의견서 참조).

7) 변호인이 무죄의 자료로 제출한 증거이기는 하나, 검사가 공판기일에 이를 유죄의 증거로 원용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고, 이에 대하여 피고인이나 변호인들이 특별한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여 이에 관한 증거조사까지 마친 이상, 이 역시 유죄의 증거로 쓸 수 있으므로(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도10787 판결 등 참조),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과 마찬가지로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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