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헌법소원(憲法訴願)에 있어서 보충성(補充性)의 원칙(原則)의 예외사유(例外事由)

2. 헌법소원심판(憲法訴願審判)에 있어서 헌법재판소(憲法裁判所)의 판단(判斷)의 범위(範圍)

3. 군수관리(郡守管理)의 임야조사서(林野調査書), 토지조사부(土地調査簿)에 대한 청구인(請求人)의 열람(閱覽)·복사(複寫) 신청(申請)에 불응(不應)한 부작위(不作爲)의 기본권침해(基本權侵害) 여부(與否)

결정요지

1. 헌법소원심판청구인(憲法訴願審判請求人)이 그의 불이익(不利益)으로 돌릴 수 없는 정당한 이유있는 착오로 전심절차(前審節次)를 밟지 않은 경우 또는 전심절차(前審節次)로 권리(權利)가 구제(救濟)될 가능성이 거의 없거나 권리구제절차(權利救濟節次)가 허용(許容)되는지의 여부(與否)가 객관적(客觀的)으로 불확실(不確實)하여 전심절차이천(前審節次履踐)의 기대가능성이 없을 때에는 예외적으로 헌법재판소법(憲法裁判所法) 제68조 제1항 단서(但書) 소정(所定)의 전심절차이천요건(前審節次履踐要件)은 배제(排除)된다.

2. 헌법소원심판(憲法訴願審判)이 청구(請求)되면 헌법재판소(憲法裁判所)로서는 청구인(請求人)의 주장(主張)에만 판단(判斷)을 한정(限定)할 것이 아니라 가능한 모든 범위에서 헌법상(憲法上)의 기본권침해(基本權侵害)의 유무(有無)를 직권(職權)으로 심사(審査)하여야 한다.

3. 부동산(不動産) 소유권(所有權)의 회복(回復)을 위한 입증자료로 사용하고자 청구인(請求人)이 문서의 열람(閱覽)·복사(複寫) 신청(申請)을 하였으나 행정청(行政廳)이 이에 불응(不應)하였다 하더라도 그 불응(不應)한 행위(行爲)로 인하여 청구인(請求人)의 재산권(財産權)이 침해(侵害) 당하였다고는 보기 어려우나, 청구인(請求人)의 정당한 이해관계가 있는 정부보유의 정보(情報)의 개시(開示)에 대하여 행정청이 아무런 검토 없이 불응한 부작위(不作爲)는 헌법(憲法) 제21조에 규정(規定)된 표현(表現)의 자유(自由)와 자유민주주의적(自由民主主義的) 기본질서(基本秩序)를 천명(闡明)하고 있는 헌법(憲法) 전문(前文), 제1조, 제4조의 해석상 국민의 정부에 대한 일반적 정보(情報) 공개(公開)를 구할 권리(權利)(청구권적(請求權的) 기본권(基本權)로서 인정되는 “알” 권리(權利)를 침해(侵害)한 것이고 위 열람(閱覽)·복사(複寫) 민원(民願)의 처리(處理)는 법률(法律)의 제정(制定)이 없더라도 불가능(不可能)한 것이 아니다.

재판관 최광률의 반대의견(反對意見)

청구인(請求人)은 정부공문서규정(政府公文書規程) 제36조 제2항에 의하여 임야조사서(林野調査書) 및 토지조사부(土地調査簿)의 열람(閱覽)·복사(複寫) 청구권(請求權)이 있고 이에 대한 행정청(行政廳)의 부작위(不作爲)는 행정쟁송(行政爭訟)의 대상이 되므로 헌법소원심판청구(憲法訴願審判請求)의 보충성(補充性)의 원칙(原則)에 대한 예외사유(例外事由)가 될 수 없다.

참조조문

헌법(憲法) 전문(前文), 제1조 , 제4조 , 제10조 , 제21조 제34조 제1항 헌법재판소법(憲法裁判所法) 제68조 제1항

행정심판법(行政審判法) 제4조 (행정심판(行政審判)의 종류) 행정심판(行政審判)은 다음의 세가지로 구분한다.

1.∼2. 생략

3. 의무이행심판(義務履行審判) : 행정청(行政廳)의 위법(違法) 또는 부당한 거부처분(拒否處分)이나 부작위(不作爲)에 대하여 일정한 처분(處分)을 하도록 하는 심판(審判)

행정소송법(行政訴訟法) 제2조 (정의(定義)

① 이 법(法)에서 사용하는 용어(用語)의 정의(定義)는 다음과 같다.

1. “처분(處分)등”이라 함은 행정청(行政廳)이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法執行)으로서의 공권력(公權力)의 행사 또는 그 거부와 그밖에 이에 준(準)하는 행정작용(行政作用)(이하 “처분(處分)”이라 한다) 및 행정심판(行政審判)에 대한 재결(裁決)을 말한다.

2. “부작위(不作爲)”라 함은 행정청(行政廳)이 당사자(當事者)의 신청(申請)에 대하여 상당한 기간(期間)내에 일정한 처분(處分)을 하여야 할 법률상의무(法律上義務)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하지 아니하는 것을 말한다.

② 이 법(法)을 적용(適用)함에 있어서 행정청(行政廳)에는 법령(法令)에 의하여 행정권한(行政權限)의 위임(委任) 또는 위탁(委託)을 받은 행정기관(行政機關), 공공단체(公共團體) 및 그 기관(機關) 또는 사인(私人)이 포함된다.

행정소송법(行政訴訟法) 제3조 (행정소송((行政訴訟)의 종류) 행정소송(行政訴訟)은 다음의 네가지로 구분한다.

1. 항고소송(抗告訴訟) : 행정청(行政廳)의 처분(處分)등이나 부작위(不作爲)에 대하여 제기하는 소송(訴訟)

2. 당사자소송(當事者訴訟) : 행정청(行政廳)의 처분(處分)등을 원인으로 하는 법률관계(法律關係)에 관한 소송(訴訟), 그밖에 공법상(公法上)의 법률관계(法律關係)에 관한 소송(訴訟)으로서 그 법률관계(法律關係)의 한쪽 당사자(當事者)를 피고(被告)로 하는 소송(訴訟)

3. 민중소송(民衆訴訟) : 국가(國家) 또는 공공단체(公共團體)의 기관(機關)이 법률(法律)에 위반되는 행위를 한 때에 직접 자기의 법률상(法律上) 이익과 관계없이 그 시정(是正)을 구하기 위하여 제기하는 소송(訴訟)

4. 기관소송(機關訴訟) : 국가(國家) 또는 공공단체(公共團體)의 기관(機關) 상호간에 있어서의 권한(權限)의 존부(存否) 또는 그 행사에 관한 다툼이 있을 때에 이에 대하여 제기하는 소송(訴訟). 다만, 헌법재판소법(憲法裁判所法) 제2조의 규정(規定)에 의하여 헌법재판소(憲法裁判所)의 관장사항(管掌事項)으로 되는 소송(訴訟)은 제외한다.

행정소송법(行政訴訟法) 제4조 (항고소송(抗告訴訟) 항고소송(抗告訴訟)은 다음과 같이 구분한다.

1. 취소소송(取消訴訟) : 행정청(行政廳)의 위법(違法)한 처분(處分)등을 취소(取消) 또는 변경(變更)하는 소송(訴訟)

2. 무효(無效)등 확인소송(確認訴訟) : 행정청(行政廳)의 처분(處分)등의 효력(效力) 유무 또는 존재(存在) 여부를 확인하는 소송(訴訟)

3. 부작위위법확인소송(不作爲違法確認訴訟) : 행정청(行政廳)의 부작위(不作爲)가 위법(違法)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소송(訴訟)

행정소송법(行政訴訟法) 제36조 (부작위위법확인소송(不作爲違法確認訴訟)의 원고적격(原告適格) 부작위위법확인소송(不作爲違法確認訴訟)은 처분(處分)의 신청(申請)을 한 자(者)로서 부작위(不作爲)의 위법(違法)의 확인을 구할 법률상(法律上) 이익이 있는 자(者)만이 제기할 수 있다.

정부공문서규정(政府公文書規程) 제36조 (문서(文書)의 열람(閱覽) 및 복사(複寫)

① 생략

② 행정기관은 일반인이 당해 행정기관에서 보관 또는 보존하고 있는 문서를 열람 또는 복사하고자 할 때에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를 허가할 수 있다. 다만, 비밀 또는 대외비로 분류된 문서의 경우에는 허가할 수 없으며, 외교문서의 경우에는 외무부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허가하여야 한다.

③∼④ 생략

토지조사령(土地調査令)(1912.8.13. 제령(制令) 제2호) 제9조 「임시토지조사국장(臨時土地調査局長)」은 「지방토지조사위원회(地方土地調査委員會)」에 자문(諮問)하여 토지(土地)의 소유자(所有者) 및 그 강계(彊界)를 사정(査定)한다.

「임시토지조사국장(臨時土地調査局長)」이 전항(前項)의 사정(査定)을 한 때는 삼십일간(三十日間) 이를 공시(公示)한다.

토지조사령(土地調査令)(1912.8.13. 제령(制令) 제2호) 제15조 토지소유자(土地所有者)의 권리(權利)는 사정(査定)의 확정(確定) 또는 재결(裁決)에 의(依)하여 확정(確定)된다.

토지조사령시행규칙(土地調査令施行規則)(1912.8.13. 조선총독부령(朝鮮總督府令) 제6호) 제3조 토지조사령(土地調査令) 제9조 제2항의 공시(公示)는 조선총독부(朝鮮總督府) 관보(官報) 및 토지(土地) 소재(所在) 도(道)의 도보(道報)에 게재(揭載)하는 한편, 지방관청(地方官廳)의 게시장(揭示場) 및 적당(適當)한 장소(場所)에 게시(揭示)하여 이를 행하여야 한다.

조선임야조사령(朝鮮林野調査令)(1918.5.1. 제령(制令) 제5호) 제8조 도(道)「장관(長官)」은 임야(林野)의 소유자(所有者) 및 그 경계(境界)를 사정(査定)한다. 도(道)「장관(長官)」은 사정상(査定上) 필요(必要)하다고 인정(認定)할 때는 다시 임야(林野)의 조사(調査) 및 측량(測量)을 할 수 있다. 제6조(第六條) 및 제7조(第七條) 제1항(第一項) 내지 제3항(第三項)의 규정(規定)은 전항(前項)의 조사(調査) 및 측량(測量)에 준용(準用)한다. 도(道)「장관(長官)」이 제1항(第一項)의 규정(規定)에 의(依)한 사정(査定)을 했을 때는 30일간(三十日間) 이를 공시(公示)한다.

조선임야조사령(朝鮮林野調査令)(1918.5.1. 제령(制令) 제5호) 제15조 임야소유자(林野所有者)의 권리(權利)는 사정(査定)의 확정(確定) 또는 재결(裁決)에 의(依)하여 확정(確定)된다.

조선임야조사령시행규칙(朝鮮林野調査令施行規則)(1918.5.1. 조선총독부령(朝鮮總督府令) 제38호) 제6조 조선임야조사령(朝鮮林野調査令) 제8조 4항의 공시(公示)는 임야조사서(林野調査書) 및 도면(圖面)을 임야(林野) 소재(所在)의 부(府), 군(郡), 도청(島廳)에 비치(備置)하여 30일간(日間) 종람(縱覽)토록 함으로써 이를 행하며, 그 취지(趣旨)를 조선총독부(朝鮮總督府) 관보(官報) 및 임야소재(林野所在) 도(道)의 도보(道報)에 게재(揭載)하여야 한다.

청구인

이 ○ 숙 

대리인 변호사 조 영 황(국선) 

주 문

1. 피청구인이 청구인으로부터 1988.3.22.부터 동년 12.10경 까지의 간에 수차에 걸쳐 문서 또는 구두로 경기도 이천군 마장면 표교리 산 18내지 산 21, 산 23, 326의 1 및 129의 2 소재 임야와 전에 대한 임야조사서 또는 토지조사부의 열람·복사 신청이 있었음에도 이에 불응한 부작위는 청구인의 “알 권리”를 침해한 것이므로 위헌임을 확인한다.

2. 청구인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이 유

1. 심판의 대상

청구인은 1988.3.22.부터 동년 12.10.경까지의 간에 수차례에 걸쳐서 피청구인에게 경기도 이천군 마장면 표교리 산 18내지 산 21, 산 23과 326의 1 및 129의 2 등지에 소재한 임야와 전에 대한 구임야대장, 민유임야이용구분조사서(후술하는 바와 같이 임야조사서를 의미), 토지조사부, 지세명기장 등의 열람·복사 신청을 하였으나 피청구인은 그 중 토지조사부와 임야조사서에 대하여서는 그 신청이 정당한 이해관계인에 의하여 제출된 것인지의 여부도 검토하지 아니한 채 아무런 조처도 하지 않는 방법으로 불응하였고, 이에 청구인은 동년 12.17.헌법재판소에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은 청구인의 이 사건 문서들에 대한 열람·복사 신청에 대한 피청구인의 부작위가 있었는지, 또 있었다면 그것이 헌법상 보장된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였는지의 여부이다.

2. 당사자의 주장과 이해관계기관 등의 의견

가. 청구인의 주장

(1) 위 임야에는 청구인의 증조부모(이○영, 윤씨) 및 조부모(이○순, 김○연)의 묘와 비석 상석이 있을 뿐만 아니라, 묘비의 기재내용을 보면 위 임야가 청구인의 망부 이○열(창씨명 송본○○)의 소유이며, 동인의 사망으로 청구인이 상속한 미등기 재산임이 분명한데도 불구하고 국가가 하등의 권원없이 위 임야에 대하여 국유로 보존등기를 하였다.

(2) 이에 청구인은 위 임야와 전에 대한 소유권을 회복하고자 1988.3.22.부터 동년 12.10.경까지의 간에 수차례에 걸쳐 문서 또는 구두로 이천군수에게 위의 임야와 전에 관련된 구임야대장, 민유임야이용구분조사서, 토지조사부, 지세명기장 등의 열람·복사 신청을 하였으나, 피청구인이 정당한 이유없이 이에 불응하고 있어 재산권 회복에 지장을 받고 있다.

나. 피청구인의 답변

(1) 경기도 이천군 마장면 표교리 산 20, 산 21, 산 23번지 소재 임야는 1918.5.1. 조선임야조사령에 의하여 작성된 임야조사서에도 소유자가 “국(國)”으로 기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연고자도 이○주, 전○준, 민○설로 각 등재되어 있어 청구인의 상속재산이라고 볼 수 있는 근거가 없으며, 국가에서는 일정한 법절차를 밟아 국유로 보존등기를 필하였다.

(2) 구임야대장 등본은 민원실(지적계)에서 언제든지 발급해주고 있으며 청구인에게도 1988.12.5. 이미 발급해 주어 청구인이 이 사건 심판청구시에 첨부한 서류에 편철되어 있으며,

(3) 청구인이 주장하는 민유임야이용구분조사서라는 서류는 없으며 산림과에서는 1983년도에 작성한 “산지이용구분조서”가 있어 항시 민원인의 열람에 제공하고 있고,

(4) 지세명기장은 6·25때 소실되어 현재 소지하고 있지 아니하고,

(5) 토지조사부는 열람·복사가 불가하다는 내무부의 지시에 의하여 민원인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고,

(6) 토지조사부와 임야조사서는 일제때 만들어진 원본 그 자체를 소지하고 있으며 가필 또는 정정한 사실이 없다.

다. 내무부장관의 의견

(1) 토지조사부는 토지조사사업 중 소유권조사의 최종목표인 지적공부(토지대장)를 작성한 후에는 사실상 그 기능이 상실된 것이므로 대부분 폐기되었고, 일부 시·군에 잔존하더라도 이는 시·군에 비치하는 서류라 할 수 없다.

(2) 또한 토지조사부의 형식상 그 조사부로 현존하는 토지대장이 작성되었다는 증거나 확인할만한 검인 등도 없고 원본 여부도 가릴 수 없으며, 그 내용도 수정·위조될 수 있기 때문에 일반인에게 열람·복사케 할 수 없는 것이다.

라. 법무부장관의 의견

(1)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헌법소원을 청구하기에 앞서 다른 법률에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에는 이를 모두 거쳐야 하는 바, 청구인은 사법부에 의한 권리주장 및 피해보상 청구소송, 문서제출명령 등 구제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곧바로 이건 헌법소원을 청구하였음이 명백하므로 의당 각하되어야 할 것이다.

(2) 설사 위 주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구임야대장은 발급해 주었고, 민유임야이용구분조사서나 지세명기장은 소지하고 있지 않으며, 토지조사부는 열람·복사가 불가능한 서류로서 소유권확인의 소 등에서 다른 국가기관으로부터의 문서제출명령 등의 절차에 의하여 열람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것이므로, 결국 동 서류 등의 열람 또는 복사를 받을 수 없어 청구인의 헌법상의 기본권이 침해되었다는 주장은 그 이유없으므로 기각함이 마땅하다.

3. 판단

가. 사실판단

(1) 구임야대장, 민유임야이용구분조사서, 지세명기장, 토지조사부 등 서류에 따라 당사자의 주장이 일치하기도 하고 엇갈리기도 한다.

우선 토지조사부에 대하여는 피청구인이 열람·복사를 원하는 민원에 불응하고 있음을 시인하고 있으므로 사실문제에 있어서 당사자간에 다툼이 없고/ 다만 법률판단의 문제만 남는다고 할 것이다.

다음 피청구인은 지세명기장에 대하여 6·25당시 소실된 이래 소지하고 있지 않고 있기 때문에 청구인의 요구에 응할 수 없었고, 구임야대장에 대하여서는 민원인에게 항상 개방하고 있고 언제든지 열람 및 등본을 발급해 주고 있으며 청구인에게도 발급해 주었기 때문에 청구인이 제출한 이 사건 심판청구서에도 편철이 되어 있는 것이라고 각 주장하고 있는데, 기록상 피청구인의 주장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청구인의 주장을 인정할 하등의 자료가 없으므로 이들 문서에 대한 청구인의 본건 청구는 이유없다 할 것이다.

(2) 그러나 민유임야이용구분조사서는 당사자의 주장을 소상히 따져 볼 필요가 있다. 피청구인의 주장대로 이천군청에서 위와 같은 명칭의 문서를 소지하고 있지 않은 사실은 인정이 된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청구인이 문서의 명칭을 확실히 알지 못하여 그러한 표시를 썼을 뿐 내심은 일제때에 작성된 임야에 관련된 원부(原簿)의 열람·복사를 원했던 사실을 인정하기에 어렵지 않다. 왜냐하면 청구인이 본건 문서의 열람 및 복사를 요구하게 된 경위를 살펴보면 본건 계쟁임야가 임야대장상 국유로 등재되어 있는 사실을 알고, 청구인은 1987.12.3. 산림청장에게 위 부동산 중 산 23번지 임야에 대하여 권리신고를 한 후(동 신고서를 경기도지사를 경유해서 수령한) 피청구인으로부터 동년 12.30.자로 위 임야에 대하여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근거서류를 첨부하여 등기절차에 의거 소유권을 주장하라는 공문을 접수하고 1988.3.22. 피청구인에게 권리주장의 근거서류로 필요하다고 위 임야에 대한 “1964년 이전에 작성된 구임야대장등본”의 발부를 문서로 요구한 사실, 이에 대하여 피청구인은 동년 7.9. 내무부장관에게 토지조사부, 임야조사서의 열람 및 사본 발급요청에 대한 허용 여부에 대하여(허용함이 가하다고 사료된다는 의견을 첨부하여) 질의를 하고 동년 7.16. 내무부장관으로부터 지적 22680-7738로 열람 및 사본발급을 불허하라는 회신(이는 성질상 유권해석)을 접수한 사실, 피청구인이 청구인에게 발부해 주었다는 구임야대장은 1964년도에 작성된 사실 등을 기록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에서 본 사실관계를 종합해 보면, 청구인이 용어에 대한 정확한 지식의 결여로 혹은 “민유임야이용구분조사서”라든가 혹은 “1964년 이전에 작성된 구임야대장”이라든가 하는 용어로 표기하였으나 그것은 바로 피청구인이 현재 소지하고 있는 일제때에 작성된 “마장면 임야조사서”를 의미하고 있는 것임이 명백하고, 피청구인은 청구인의 서류명 착오를 쉽사리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내무부의 불허방침에 따라 불응했을 것이라는 것을 추찰할 수 있는 것이다.

토지조사부나 임야조사서나 다같이 한일합방 후에 조선총독부에 의하여 작성된 서류로서 성질이 비슷할 뿐만 아니라 위 내무부의 질의에 대한 회시내용으로 봐서 피청구인으로서는 임야조사서에 대한 민원이 접수되었을지라도 불응하였을 것임이 명백하므로 두 문서에 대한 피청구인의 조처의 적법 여부에 대하여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그리고 여기서 밝혀진 사실은 청구인의 토지조사부 등 서류에 대한 열람·복사 민원에 대하여 피청구인측이 아무런 검토없이 무조건적으로 불응하였다는 사실에 한정되는 것으로서 청구인측이 본건 부동산에 대하여 실제 권리가 있는지의 여부의 판단은 당 재판소 소관사항이 아니다.

나. 법률판단

(1) 헌법소원의 적법성

청구인은 다른 구제절차를 밟지 않고 곧바로 본건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하였기 때문에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소정의 전심절차요건 불비의 위법이 있다는 항변부분에 관하여 살펴본다.

청구인의 토지조사부 등에 대한 열람·복사 신청에 대한 피청구인의 대응은 이를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하나는 본건 신청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이를 거부한 거부처분의 경우이고, 둘은 거부의 의사표시도 하지 않고 방치해 버린 사실상의 부작위의 경우인데 본 건의 경우는 사실상의 부작위의 경우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그리고 이상 어느 경우에도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본다면 청구인으로서는 의무이행심판을 구하거나(행정심판법 제4조 제3호) 항고소송을 제기하여(행정소송법 제3조 제1호) 거부처분취소 또는 부작위위법확인(동법 제4조 제1호, 제3호) 등을 구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에 그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은 바로 전심절차 불이행의 흠결이 있는 것으로 지적될 수 있다. 그러나 행정소송법상 “부작위”라 함은 행정청이 당사자의 신청에 대하여 상당한 기간내에 일정한 처분을 하여야 할 법률상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하지 않은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서(동법 제2조 제1항 제2호), 피청구인이 청구인의 문서 열람·복사 신청에 불응한 것이 위 부작위로 되어 행정쟁송의 대상이 되려면 피청구인에게 법률상의 처분의무가 #08존재하여야 한다. 그런데 공문서의 개시의무에 관한 법률상 명문규정은 찾아볼 수 없고, 행정청의 부작위 또는 사실행위에 관한 대법원의 종래의 판례를 검토하면, 민원인으로부터 애국지사 유족확인신청서를 받고 이를 그대로 반송한 사실에 대하여 위 반송처분은 법률에 위반한 단순한 사실행위에 불과하여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고 할 수 없다고 하고, 원호위원회가 위 민원서류를 접수하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사실에 대하여 행정청의 단순한 부작위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판시(대법원 1985.11.26. 선고, 85누607 판결 참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적공부 등에의 오기(誤記)등과 관련하여 지적공부에 일정사항을 등록하거나 말소하는 행위는 행정사무 집행의 편의와 사실증명의 자료로 삼기 위한 것이고, 그 등록이나 말소로 인하여 어떠한 권리가 부여되거나 변동 또는 상실되는 것이 아니며 또 지적공부의 등록사항에 오류가 발견되어 그것이 정정될 때까지 공부 소관청이 내부 사무처리지침에 따라 일정기간 동안 당해 지번을 봉쇄하고 증명발급을 중지하였다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관계인에게 직접 권리의무의 변동을 초래하게 하는 것도 아니므로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대법원 1986.1.21. 선고, 85누228 판결 참조)하고 임야대장, 토지대장, 가옥대장 등의 성격과 관련하여 시·군·구에 작성 비치하는 동 대장 등에의 등재행위는 행정청의 내부적행위에 불과한 것으로 그 자체로서 개인의 권리관계에 변동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당해 행정청에서의 행정 사무편의와 사실증명을 위한 자료로 쓰이는데 지나지 않아 행정청이 사실과 다르게 기재하였다고 하더라도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판시(대법원 1976.5.1. 선고, 76누12 판결 참조)하고 부작위위법확인과 관련하여 부작위위법확인을 받을 법률상의 이익이 있는 경우에는 원고적격이 인정된다 하겠으나 여기서 말하는 법률상의 이익은 당해 처분 또는 부작위의 근거 법률에 의하여 보호되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익이 있는 경우를 말하고 다만 간접적이거나 사실적·경제적 관계를 가지는데 불과한 경우는 여기에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판시(대법원 1989.5.23. 선고, 88누8135 판결 참조)하고 있다.

이상 대법원의 판례를 종합해 보면 행정청 내부의 사실행위나 사실상의 부작위에 대하여 일관하여 그 행정처분성을 부인함으로써 이를 행정쟁송 대상에서 제외시켜 왔음을 알 수 있어 본건과 같은 경우도 행정쟁송에서 청구인의 주장이 받아 들여질 가능성은 종래의 판례 태도를 변경하지 않는 한 매우 희박함을 짐작하기에 어렵지 않는 것이다. 과연 그렇다면 사실상의 부작위에 대하여 행정소송을 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잠시 접어두고 그에 관한 대법원의 태도가 소극적이고 아울러 학설상으로도 그 가부가 확연하다고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법률의 전문가가 아닌 일반국민에 대하여 전심절차의 예외없는 이행을 요구하는 것이 합당하겠는가의 의문이 생겨나는 것이다. 그러나 헌법소원심판 청구인이 그의 불이익으로 돌릴 수 없는 정당한 이유있는 착오로 전심절차를 밟지 않은 경우 또는 전심절차로 권리가 구제될 가능성이 거의 없거나 권리구제절차가 허용되는지의 여부가 객관적으로 불확실하여 전심절차 이행의 기대가능성이 없을 때에는 그 예외를 인정하는 것이 청구인에게 시간과 노력과 비용의 부담을 지우지 않고 헌법소원심판제도의 창설취지를 살리는 방법이라고 할 것이므로, #08본건의 경우는 위의 예외의 경우에 해당하여 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아울러 법무부장관은 그밖의 피해보상 소송, 소유권확인의 소에서의 문서제출명령에 의하여 문서의 열람·복사의 목적을 달할 수 있다고 하나, 이 사건 심판대상인 문서의 열람·복사를 직접 대상으로 하지 아니하는 사후 보상적 또는 우회적인 소송절차를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단서 소정의 구제절차라 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므로 위 주장은 이유없다.

(2) 본안에 관한 판단

(가) 토지조사부 및 임야조사서의 열람·복사 청구와 재산권침해

청구인은 피청구인이 이 사건 문서의 열람·복사신청에 불응함은 헌법상 보장된 재산권침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청구인의 주장은 본건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 회복을 위하여 그 준비단계에서 그 입증 자료로 사용하고자 본건 문서의 열람·복사를 허용해 달라는데 있으므로, 그에 불응하였다고 해서 그로 인해서 청구인의 재산권이 침해당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런데 헌법소원심판이 청구되면 헌법재판소로서는 청구인의 주장에만 얽매이어 판단을 한정할 것이 아니라 가능한 한 모든 범위에서 헌법상의 기본권 침해의 유무를 직권으로 심사하여야 할 것인 바, 청구인이 주장하는 사실관계라면 오히려 헌법상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에서 파생된 국가에 대한 정보접근권 즉 이른바 “알 권리”의 침해 여부가 검토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나) 청구인이 침해받은 헌법상의 기본권(알 권리)

본건 피청구인의 열람 또는 사본 발급 불응으로 청구인이 침해받은 헌법상 기본권이 무엇인가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우리나라는 헌법 제21조에 언론출판의 자유 즉 표현의 자유를 규정하고 있는데, 이 자유는 전통적으로는 사상 또는 의견의 자유로운 표명(발표의 자유)과 그것을 전파할 자유(전달의 자유)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개인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유지하고 행복을 추구하며 국민주권을 실현하는데 필수불가결한 것으로 오늘날 민주국가에서 국민이 갖는 가장 중요한 기본권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사상 또는 의견의 자유로운 표명은 자유로운 의사의 형성을 전제로 하는데, 자유로운 의사의 형성은 충분한 정보에의 접근이 보장됨으로써 비로소 가능한 것이며/ 다른 한편으로 자유로운 표명은 자유로운 수용 또는 접수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정보에의 접근·수집·처리의 자유 즉 “알 권리”는 표현의 자유에 당연히 포함되는 것으로 보아야 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인권에 관한 세계선언 제19조는 “모든 사람은 모든 수단에 의하여 국경을 초월하여 정보와 사상을 탐구하거나 입수 또는 전달할 자유를 갖는다”라고 하여 소위 “알 권리”를 명시하고 있는 것이다.

“알 권리”는 민주국가에 있어서 국정의 공개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우리 헌법에 보면 입법의 공개(제50조 제1항), 재판의 공개(제109조)에는 명문규정을 두고 행정의 공개에 관하여서는 명문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나, “알 권리”의 생성기반을 살펴볼 때 이 권리의 핵심은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정보에 대한 국민의 알권리 즉, 국민의 정부에 대한 일반적 정보공개를 구할 권리(청구권적 기본권)라고 할 것이며, 또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천명하고 있는 헌법 전문과 제1조 및 제4조의 해석상 당연한 것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알 권리”의 법적 성질을 위와 같이 해석한다고 하더라도 헌법 규정만으로 이를 실현할 수 있는가 구체적인 법률의 제정이 없이는 불가능한 것인가에 대하여서는 다시 견해가 갈릴 수 있지만, 본건 서류에 대한 열람·복사 민원의 처리는 법률의 제정이 없더라도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할 것이고, 또 비록 공문서 공개의 원칙보다는 공문서의 관리·통제에 중점을 두고 만들어진 규정이기는 하지만 “정부공문서 규정” 제36조 제2항이 미흡하나마 공문서의 공개를 규정하고 있는 터이므로 이 규정을 근거로 해서 국민의 알권리를 곧바로 실현시키는 것이 #08가능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청구인의 자기에게 정당한 이해관계가 있는 정부 보유 정보의 개시(開示) 요구에 대하여 행정청이 아무런 검토 없이 불응하였다면 이는 청구인이 갖는 헌법 제21조에 규정된 언론 출판의 자유 또는 표현의 자유의 한 내용인 “알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 할 수 있으며, 그 이외에도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주권을 실현하는 핵심이 되는 기본권이라는 점에서 국민주권주의(제1조), 각 개인의 지식의 연마, 인격의 도야에는 가급적 많은 정보에 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제10조) 및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제34조 제1항)와 관련이 있다 할 것이다.

(다) “알 권리”의 제한

“알 권리”도 헌법유보(제21조 제4항)와 일반적 법률유보(제37조 제2항)에 의하여 제한될 수 있음은 물론이며, “알 권리”는 아무에게도 달리 보호되고 있는 법익을 침해하는 권리를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하여 여러가지 특별법에 알 권리를 제한하는 규정을 두고 있으나, 그 제한은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은 범위내에서 최소한도에 그쳐야 할 것이다.

아울러 국가안보, 질서유지, 공공복리 등 개념이 넓은 기준에서 일보 전진하여 구체적 기준을 정립해야 할 것이며, 제한에서 오는 이익과 “알 권리”침해라는 해악을 비교·형량하여 그 제한의 한계를 설정하여야 할 것이다.

알 권리에 대한 제한의 정도는 청구인에게 이해관계가 있고 공익에 장해가 되지 않는다면 널리 인정해야 할 것으로 생각하며, 적어도 직접의 이해관계가 있는 자에 대하여서는 의무적으로 공개하여야 한다는 점에 대하여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으로 사료된다.

그리고 본건 토지조사부 등이 이해관계인이나 일반국민에게 공개할 수 없는 문서인지 여부에 관하여 따져 보건대, 본건 토지조사부 등에 대한 열람·복사의 허용 여부에 대한 경기도와 내무부간의 질의·회시 내용과 당재판소의 조회에 대한 내무부의 회답내용(1989.6.2. 지적 22680-005002)을 정사하여 보아도 동 서류가 비밀 또는 대외비로 분류되어 있다거나 그 공개로 타인의 사생활의 비밀(프라이버시)이 침해된다거나 하는 사정을 발견할 수 없고, 아울러 이를 금지해야 할 법령상의 근거도 물론 찾아볼 수 없으므로, 본건 문서 자체에는 공개제한요인이 없음을 알 수 있다. 이 점과 관련하여 부동산등기법이 폐쇄등기부라고 할지라도 이를 일반에게 공개하고 있는 점(동법 제26조, 제21조)은 유의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라) 토지조사부나 임야조사서의 공용문서성

토지조사부는 토지조사령(1912.8.13. 제령 제2호)과 동 시행규칙(동일자 조선총독부령 제6호)에, 그리고 임야조사서는 조선임야조사령(1918.5.1. 제령 제5호)과 동 시행규칙(동일자 조선총독부령 제38호)에 각 의거하여 그 무렵 시행된 토지조사사업의 일환으로 작성된 서류로서 형식은 부책식으로 되어 있는데 그 내용은 면·리별 지번, 지목, 지적의 신고년월일, 소유자 주소 성명, 연고자 주소 성명, 분쟁지, 기타 신고사항 등이 기재되어 있는 것이다. 내무부는 토지조사부는 토지조사사업 중 소유권 조사의 최종목표인 지적공부(토지대장)를 작성한 후에는 사실상 그 기능이 상실된 것이므로 대부분 폐기되었고 일부 시·군에 잔존하더라도 이는 행정부가 보관하고 있는 공문서라 할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있다. 그러나 조선총독부 임시토지조사국장이나 도지사가 토지나 임야의 소유자 및 그 경계를 사정할 때에는 토지조사부나 임야조사서를 30일간 종람하게 하고(토지조사령 제9조, 동 시행규칙 제3조, 조선임야조사령 제8조, 동 시행규칙 제6조) 사정의 확정 또는 재결에 의하여 토지나 임야소유자의 권리는 확정되게 되어 있었으므로(토지조사령 제15조, 조선임야조사령 제15#08조), 토지조사부나 임야조사서는 그것이 일제때 작성되었다고 하더라도 당시에 권리관계를 창설하는 근원서류로서 이해관계 있는 당사자에게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 자료가 되는 것임을 부인할 수 없다. 행정부가 보관하는 공문서는 반드시 행정부 자체내에서 작성되어야 하는가의 점에 관하여 살펴보면, “정부공문서규정”에 “공문서라 함은 행정기관 내부 또는 상호간이나 대외적으로 공무상 작성 또는 시행되는 문서 및 행정기관이 접수한 모든 문서를 말한다”고 규정하여 (제3조 제1호) 정부가 직접 작성할 것을 요건으로 하고 있지 않으며, 따라서 정부가 직접 작성하지 않았더라도 적법하게 취득하여 배타적인 지배를 하고 있는 문서를 포함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천군청에서 보관중인 본건 민원서류는 가필·정정한 사실이 없는 일제 때 작성된 원본 그 자체이기 때문에 일부 타 시·군에서 폐기되었다고 하더라도 위 공문서성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며, 설사 백보를 양보하여 엄밀한 의미의 공문서성에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국민의 알 권리의 대상으로서의 정보자료임에는 변함이 없다고 할 것이다.

4. 결론

청구인은 본건 출원에서 청구인의 선조의 묘소·묘비의 존재 등 임야조사서나 토지조사부의 열람·복사에 직접적으로 정당한 이익이 있음을 주장하고 있는 터이므로, 피청구인은 이에 대하여 청구인이 과연 이해관계인인지의 여부 및 동 서류의 공개로 특히 다른 사람의 사생활상의 비밀이나 기밀 등 공익이 침해될 소지가 있는지의 여부에 대하여 충분한 검토를 한 연후에 이에 상응하는 조처를 강구하는 것이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의 공무원의 본분이라고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법령상 하등의 근거를 명시하고 있지 않는 상부의 유권해석(질의에 대한 회신)이 있음을 이유로 하여 그러한 검토없이 무조건 묵살 또는 방치하는 방법으로 불응한 피청구인의 본건 부작위는 헌법 제21조에 의하여 보장되고 있는 청구인의 “알 권리”를 침해한 것이므로 그 행위는 위헌임을 확인하며 청구인의 구임야대장 및 지세명기장의 복사 또는 열람의 청구는 모두 이유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이 결정은 관여재판관 중 재판관 최광률의 다음과 같은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재판관의 의견 일치에 의한 것이다.

5. 재판관 최광률의 반대의견

가. 다수의견은 청구인의 피청구인에 대한 이 사건 임야조사서 및 토지 조사부의 열람·복사 신청에 대하여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계속 방치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청구인의 신청을 거부한 행위를 “사실상의 부작위”로 보고, 이 사건에서 보는 바와 같은 일반인의 공문서의 열람·복사 신청에 대하여 행정기관이 이에 응하여 공문서를 개시(開示)할 의무를 부과한 법률상의 명문규정을 찾아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행정청 내부의 사실행위나 사실상의 부작위에 대하여는 종래의 판례가 그 행정처분성을 부인하여 행정쟁송의 대상에서 제외시켜 왔으므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에 관하여는 다른 법률에 의한 구제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는 예외적 경우에 해당한다고 하여 심판청구의 적법성을 인정하고 있다. 즉 다수의견은 이 사건 청구인이 피청구인을 상대로 의무이행심판을 청구하거나, 부작위위법확인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권리구제를 받을 기대가능성이 없다고 보여지므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단서에 규정한 보충성의 원칙에 대한 예외사유에 해당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그러나 다수의견의 위와 같은 판단은 공문서의 개시의무에 관한 현행법령의 취지를 그릇 이해하였을 뿐만 아니라, 행정청의 부작위에 대한 행정쟁송제도를 간과함으로써 보충성의 원칙에 대한 예외사유가 될 수 없는 경우를 그 예외사유로 보아 이 사건 심판청구를 인용하고 있으므로/ 나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다수의견에 반대한다.

나. 우리나라에는 아직 정보공개법이나 행정절차법과 같은 법률이 제정되지 아니하여 행정기관이 보관 또는 보존하는 공문서 등의 정보자료를 일반 국민이 쉽게 취득하여 “알 권리”를 충족할 수 있는 길이 넓게 열려 있지 아니하는 것은 다수의견이 지적하는 바와 같다.

그러나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기관에서 보관 또는 보존하고 있는 문서를 일반인이 열람·복사할 수 있는 권리가 전혀 봉쇄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즉/ 다수의견에서도 잠시 언급하고 있는 정부공문서규정(1984.11.23. 대통령령 제11547호) 제36조 제2항에 의하면, “행정기관은 일반인이 당해 행정기관에서 보관 또는 보존하고 있는 문서를 열람 또는 복사하고자 할 때에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를 허가할 수 있다. 다만, 비밀 또는 대외비로 분류된 문서의 경우에는 허가할 수 없으며 외교문서의 경우에는 외무부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허가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그 조항은 1986.12.27. 대통령령 제12020호에 의하여 개정된 것이다).

위 법령 조항의 입법취지는, 그 법문의 표현에 불구하고 행정기관에서 보관 또는 보존하는 있는 문서는 그것이 비밀문서가 아닌 한 원칙적으로 일반인의 열람·복사 청구에 응하여야 한다는 것이라고 해석된다. 그런데 이 사건에 있어서 청구인이 피청구인에게 열람·복사의 청구를 한 임야조사서 및 토지조사부가 다수의견에서 밝히고 있는 바와 같이 지방자치단체의 기관인 피청구인이 보관 또는 보존하고 있는 공문서 원본이라고 한다면, 청구인은 마땅히 위 법령조항에 의거하여 그 문서의 열람·복사를 청구할 권리가 있고, 그 청구를 받은 피청구인은 그 문서가 위 법령조항의 단서규정에 정한 비밀문서가 아닌 한 이를 열람·복사하게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수의견이 이 사건 청구의 적법성을 판단함에 있어서 공문서의 개시의무에 관한 법률상의 명문규정을 찾아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보충성의 원칙에 대한 예외를 인정한 것은 그릇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다. 우리나라의 행정쟁송에 관한 법제는 1985.10.1.부터 시행된 행정심판법(1984.12.15. 법률 제3755호) 및 행정소송법 개정 법률(1984.12.15. 법률 제3754호)에 의하여 획기적인 변혁을 가져왔다. 특히 종래의 행정쟁송법제에서는 쟁송의 길이 거의 봉쇄되어 있던 이른바 행정청의 부작위에 대한 쟁송의 길이 확연하게 뚫렸다. 즉, 행정심판법에서는 의무이행심판제도를 채택하여(같은 법 제4조 제3호 참조) 부작위에 대하여 적극적인 이행재결을 구할 수 있게 하였고, 행정소송법에서는 부작위위법확인소송을 인정하여(같은 법 제4조 제3호 및 제36조 참조) 행정청의 부작위가 위법하다는 확인판결을 받을 수 있게 하였다. 위와 같은 부작위쟁송제도가 마련된 현행법제하에서 종래와는 달리 행정청의 부작위에 대하여 당사자는 행정청에 부작위를 다투는 쟁송절차를 통하여 얼마든지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 청구인은 피청구인을 상대로 위 정부공문서규정 제36조 제2항의 규정을 근거로 이 사건에서 문제된 임야조사서 및 토지조사부의 열람·복사의 청구를 할 권리가 있고, 피청구인이 이에 대하여 아무런 의사표시를 함이 없이 이를 방치하는 경우에는 제1차적으로 행정심판법에 의한 의무이행심판을 청구하여 피청구인으로 하여금 청구인에게 위 문서의 열람·복사를 하게 하는 의무이행을 구할 수 있으며, 그 심판절차에서 실패하는 경우에는 제2차적으로 행정소송법에 의한 부작위위법확인소송을 제기하여 피청구인의 부작위가 위법하다는 확인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피청구인이 부작위위법확인판결에도 불구하고 계속 불응하는 경우에는 간접강제의 방법으로 손해배상을 받을 수도 있다(행정소송법 제38조 제2항, 제34조 및 제30조 제2항 참조). 그렇다면 이 사건에서 다수의견이 구 행정소송법 때의 대법원판례나 이 사건 사안에 적절하지 못한 대법원 판례의 판시내용을 근거로 이 사건의 경우 청구인이 피청구인을 상대로 부작위에 대한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방도가 없다거나, 설사 그러한 행정쟁송을 제기하더라도 청구인의 주장이 받아 들여질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는 이유로 보충성의 원칙에 대한 예외를 인정한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라. 이상과 같은 이유로 나는 이 사건 심판청구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단서에 의한 구제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바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것이므로, 부적법한 심판청구이어서 마땅히 각하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여 다수의견에 반대한다.

재판장 
재판관 
조규광 
 
 
이성렬 
 
 
변정수 
 
 
김진우 
 
 
한병채 
 
 
이시윤 
 
 
최광률 
 
 
김양균 
 
 
김문희 
의견주셔서 감사합니다!